전체 글145 미국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추석 알리기 대작전 한국은 벌써 추석연휴가 시작되었겠군요. 지난주 금요일부터 귀성객 교통 상황이 뉴스로 나오는 것을 보니 더 빨리 시작하신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추석 맞이하여 고향 가시는 분들, 부모님 댁 방문하시는 분들 특히, 하루 종일 서서 전이며 나물을 무쳐야 하는 주부들! 모두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라는 인사부터 전합니다. 미국에 살다 보니 추석이 추석 같지는 않습니다. 쉬는 날도 아닌데다가 차례상을 차릴 일도 없고 시댁이나 친정을 방문하지도 않다 보니 그저 일상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지요. 일 안해서 몸이 편하기도 하지만 저는 워낙 함께 모여 일하고 수다 떨고 하는 것을 즐기는 지라 아쉬운 부분도 있답니다. 특히 형님네 가서 형님, 저, 아주버님, 남편 이렇게 넷이 열심히 일하고 난 다음 저녁에 둘러 .. 2010. 9. 21. 월동 준비하는 다람쥐, 우리집에 놀러왔어요 요즘 학교 캠퍼스에 가면 나무마다 열매가 잔뜩 매달려 있답니다. 사과 같이 먹을 수 있는 것도 있고 어떤 건 색깔은 무척 예쁘지만 못 먹는 것도 있어요. 도토리는 또 얼마나 많은지 풀숲에 후두둑 떨어져 있는 것을 구경해 볼라치면 밤송이 만큼 큰 놈도 있고, 모자를 쓴 놈 안 쓴놈, 두 개가 붙어 있는 쌍둥이 등 종류도 아주 다양하답니다. 우리 똥강아지, 제가 뉴욕에 간 사이에 아빠랑 학교에서 도토리를 한 가득 주워 왔더라구요. 작년에도 도토리를 주워서 한참 가지고 놀았는데 제가 버릴 요량으로 뒤뜰에 휙 던졌더니 다음날 모두 없어져던 적이 있어요. 아마도 겨울 채비를 할 동물들이 물고 갔었나봐요. 그게 생각났던지 똥강아지는 다람쥐 먹이 준다고 벼르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지난 금요일, 환기를 시킬 겸 거실 .. 2010. 9. 18. 미국 시골 사는 아줌마 뉴욕 하루 방문기 지난 주 일요일에는 뉴욕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답니다. 볼 일이 있어서 갔던 것인데 일정 상 딱 하루 머물고 월요일에 다시 집에 왔어요. 짧은 여행, 오고 가는 시간만 10시간이라 뭐 여행이라 이름붙일 것도 없지만 나즈막한 풍경만 보다가 높은 빌딩 속에서 숨을 쉬니 새로운 기분이 들더라고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뉴욕행 버스 안에서의 사색이 궁금하시다면 아래를 눌러 보세요. ^^ -> 2010/09/14 비오는 날 버스 안에서 날아다닌 난상들 몇 달 전 뉴욕에 갈 적에는 중국버스를 타고 가서 그랬는지 뉴욕 남쪽 부근 차이나 타운에 내려줬거든요. 근데 이번에 탄 FULLINGTON 버스는 맨해튼 42번가 타임스퀘어 앞에 세워주는 바람에 내리자마자 복잡한 세상과 만났답니다. 일요일이라 시내에 사람이 많았어요... 2010. 9. 16. [뼛 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생각하지 말고 우선 쓰기 시작하라 뼛속까지 내려가서 글을 쓰라고? 도대체 어떻게 쓰란 말인가? 하나씩 생각해 보자. 뼛속엔 무엇이 있나. 그렇지, 골수가 있다. 골수란 무엇인가. 뼈 속을 채우는 부드러운 조직이다. 백혈구도 만들고 적혈구도 만드는. 그러니까 단단한 뼈를 뚫고 부드러운 골수까지 내려가란 말은 문제의 본질을 찾으란 말일 터. 다시 말해 마음속에서 진정 우러나오는 진짜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쓰라는 뜻일 게다. 빙고! 하지만 계속 눈물을 흘려야 하는 건 이게, 실천하려면 쉽지 않다는 것. 그러나 세상에 공짜로 이루어지는 일은 아무 것도 없으니 걱정 말자. 나에게 어려우면 남에게도 어렵다. 나탈리 골드버그가 쓴 를 차근차근 읽고 몸으로 받아들이고 하란 데로 계속 쓰다 보면 골수까지 빼서 글을 쓰는 경지에 다다를지도 모르지 않겠는가.. 2010. 9. 16. 비오는 날 버스 안에서 날아다닌 난상들 뉴욕 가는 버스 안이다. 어느 곳에 가든 대부분 자가용으로 운전해서 가야하는 미국에서 장거리 버스를 타는 것은 그 자체가 일탈이자 여행이다. 오랜만의 일이다. 방랑벽이 있는 나는 그저 떠난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레고 들뜬다. 비록 내일이면 다시 같은 길을 돌아와 일상으로 들어가야 하지만. 내일은 내일이고 오늘은 단지 오늘이다. 가을을 알리는 빗방울이 창을 타고 주루룩 미끄러진다. 구름이 코 앞까지 다가왔다. 하늘과 구름의 경계가 없다. 목장이며 집들은 거짓말처럼 나왔다 사라지며 등뒤로 등뒤로 물러난다. 간간히 나무 사이로 보이는 노란 옥수수 밭, 수확의 계절을 확인했다. 쾌청한 날씨여도 좋았겠지만 혼자 떠나는 길에 부슬부슬 내리는 비는 꽤 즐길 만하다. 길가에 이름 모를 잡초는 줄기 끝에 진하고 노란 .. 2010. 9. 15. [죽음의 수용소에서] 의미를 찾아라 그러면 살리라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걸 찾을 것. 시련이 오면 있는 그대로의 고통과 대면할 것. 이것은 정신의학자 빅터프랭클이 쓴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고 얻은 교훈이다. 두 문장으로 정리하니 다소 원론적인 내용이 되었지만 책 속에 펼쳐진 그의 경험을 읽고 나면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나 시련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은 삶의 의미가 아니라 ‘그것을 찾고자 하는 마음’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창시한 로고테라피의 기본개념이기도 하다. 책의 대부분은 저자가 2차 세계대전 때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로 끌려가 생과 지옥의 문턱을 넘나들며 겪은 경험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언제 끝날 지도 모르는 불투명한 미래 앞에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채 희망을 빼앗겼던 사람들.. 2010. 9. 15. 블로그 운영 고민 글을 올린 뒤의 이야기 어제 블로그에 글을 올린 후 곧바로 외출을 했습니다. 자동차 인스펙션 점검 때문에 카센터에 차를 맡겨놓아던지라 찾으러 가야 했거든요. 미국은 차 없이는 이동이 무척 힘들답니다. 특히 작은 시골마을에는 대중교통이 그렇게 좋지 않아 더욱 그렇지요. 다운타운까지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왠일인지 오기로 한 시간에 오지 않더라구요. 아이를 데리러 가야할 시간은 다가오고 마음이 조급해지는 순간, 카센터까지 걷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오~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 조잡한 프로그램으로 손질했더니 색감 죽입니다! 간간히 운동복 차림으로 달리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거의 아무도 없다고 봐도 무방할 시골 산길을 노래를 부르며 영어를 들으며 한시간 가량 걸었습니다. 걸으면서 무지 후회했습니다. 블로그에 괜히 글을 올렸다 싶었거든요.. 2010. 9. 10. 가을에 물들고 싶다면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가을, 감정의 기복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계절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책 읽기도 좋고 지나간 옛 사랑을 추억하기도 좋은 계절이지요. 자기도 모르게 다가오는 감정소모를 굳이 막지 않겠다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이 책은 드라마 방송작가 노희경 에세이입니다. 노희경은 , , , 등을 쓴 작가이지요. 대중에게 두루두루 인기가 있는 작가…라기 보다는(^^) 마니아 층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그 중 한 사람이고요. 최근 단막극 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그리 큰 호응을 얻었던 것 같진 않았는데 조만간 란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네요. 책을 펼치면 작가의 사랑 이야기, 어린 시절 이야기, 어머니 아버지 이야기 또 방송가의 이야기가.. 2010. 9. 10. 블로그 운영에 대한 고민 바로 이 전에 쓴 글에서 '오공'이란 내 절친이 나보구 글이 진부하단다. 요즘 들어 내 글이 참 시대착오적인 건 아닐까 생각하던 차에 들은 이야기라 (아니 읽은 이야기라) 생각이 많다. 인정하긴 싫지만 일기가 아닌 이상, 글이란 읽는 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서 써야할 것도 같은데... 다음 뷰로 내보낸 글이 베스트가 되지 않으면 하루 30명 남짓 되는 방문객 수는 나에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만 같다. 아! 천성이 그런 걸 어째!... 라고 자학하다가 남들 블로그 가봤더니 주부들인데도 어찌나 이야기를 알콩달콩 잘 풀어내는지 한숨만 쉬다가 왔다. -_-;;;; 내 몸 속에 100kg 쯤 되는 돌덩이가 있는 게 틀림 없다. 도데체 남들은 다들 왜그렇게 잘만 하는 걸까? 샘도 나고 화도 나고... . . . ... 2010. 9. 9. 가을, 그 센치멘탈함에 대한 독백 남편이 학교에 가면서 내려 놓은 커피를 찻잔에 담는다.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꺼지는 기계 탓에 미지근하다. 미국 와서 길들여진 원두커피 맛은 참 좋다. 허나 커피는 어느 정도의 뜨거움을 간직해야 제대로 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법. 식어버린 검은 음료를 다시 커피메이커에 붓는다. 버튼을 누르고 불이 들어왔으니 몇 분 후면 따뜻한 커피를 입속에서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거실 창으로 볕 좋은 햇살을 잠깐 즐기다가 어젯밤 읽다 만 책을 집어 든다. 드라마 작가 노희경이 쓴 . 너는 사랑하고 있으니 무죄, 너는 사랑 안 하니 유죄, 그리고 힘차게 내리치는 꽝꽝꽝.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의 순간처럼 이 책이 다시 손에 와 붙어 버렸다. 작년 봄 광화문 교보문고 한 귀퉁이에서 뚝딱 읽었을 때가 처음이었지 아마. .. 2010. 9. 8. 정신 나간(?) 정신과 의사의 유쾌한 이야기 [공중그네] 여기 꼴통 정신과 의사 이라부가 있다. 그는 누가 의사이고 환자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신비한 재주가 있다. 또 누구라도 찾아오기만 하면 잡고 찌르기부터 하는 ‘비타민주사 중독자’ 이다. 진료실에 앉아 환자를 치료하기보다 호기심이 많아 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어 하고 환자와 같이 사고치는 것을 즐긴다. 삶을 송두리째 흔들만한 심각한 문제도 그에게만 가면 가벼운 솜사탕으로 변신, 몇 입 베어 먹다 보면 다 없어지고 결국 남는 것은 막대기 하나뿐이다. 그것마저 쓰레기통에 ‘골인~’ 시키면 문제해결 완료! 그를 만나고 싶다고? 그렇다면 오쿠데 히데오가 쓴 를 들추면 된다. 소설은 이라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환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뾰족한 것을 무서워하게 된 야쿠자 중간보스, 실수를 반복하는 공중그네 곡예사,.. 2010. 9. 8. 지식인? 지식in? 지식인 사회의 현 주소를 말하다 조금 우중충한 청록색 표지의 책을 집어 들었다. 명조체로 이란 제목이 박혀 있다. 그런데 지식인이 ‘지식人’으로 읽히는 게 아니라 ‘지식in'으로 보인다. 어디선가 “거봐, 지식인은 죽었지?”라고 확신하며 묻는 것 같다. 표면상으로 민주화가 된지 20년, 사회 곳곳에서는 국민이 주인이 된 사회와는 거리가 먼 일들이 만연하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 대한민국의 외관은 화려하게 변했으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변색하거나 후퇴하는 일도 많다. 지식인의 죽음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가 된다. 지식인, 권력과의 관계 속에서 모습을 바꾸다 이 책은 경향신문에 87년 6월 민주항쟁 20년을 기념하며 16차 동안 특별기획으로 지면에 게재한 기사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일간지에서는 다소 다루기 힘들었던 참신한 기획과 방대한 .. 2010. 9. 8. 이전 1 ··· 5 6 7 8 9 10 11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