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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3

과격파 운동권 출신 아버지가 꿈꾸는 세상 [남쪽으로 튀어] [공중그네]에 이어 두 번째 읽은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남쪽으로 튀어], 역시 기대 이상이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상쾌, 유쾌, 명쾌하게 풀어내는 솜씨는 분명 오쿠다의 큰 장점이다. 이 책까지 읽고 나니 저절로 그의 팬이 되었다. 도쿄에 사는 주인공 지로는 초등학교 6학년이다. 그런데 아버지가 좀 독특하다. 글을 쓴답시고 집에만 틀어박힌 채, 애들은 학교 다닐 필요가 없고 국가가 해준 게 없으니 국민연금 따윈 못 낸다는 안하무인이다. 공무원만 보면 쌍심지를 켜고 목소리를 높이는 아버지가 지로는 늘 부끄러웠고 그런 아버지와 결혼한 어머니를 이해할 수 없었다. 알고 보니 지로의 어머니, 아버지는 과격파 운동권 출신, 그것도 전설의 투사였다.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남쪽 섬마을로 이사가면서 상황이 달.. 2012. 2. 9.
정신 나간(?) 정신과 의사의 유쾌한 이야기 [공중그네] 여기 꼴통 정신과 의사 이라부가 있다. 그는 누가 의사이고 환자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신비한 재주가 있다. 또 누구라도 찾아오기만 하면 잡고 찌르기부터 하는 ‘비타민주사 중독자’ 이다. 진료실에 앉아 환자를 치료하기보다 호기심이 많아 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어 하고 환자와 같이 사고치는 것을 즐긴다. 삶을 송두리째 흔들만한 심각한 문제도 그에게만 가면 가벼운 솜사탕으로 변신, 몇 입 베어 먹다 보면 다 없어지고 결국 남는 것은 막대기 하나뿐이다. 그것마저 쓰레기통에 ‘골인~’ 시키면 문제해결 완료! 그를 만나고 싶다고? 그렇다면 오쿠데 히데오가 쓴 를 들추면 된다. 소설은 이라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환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뾰족한 것을 무서워하게 된 야쿠자 중간보스, 실수를 반복하는 공중그네 곡예사,.. 2010. 9. 8.
[우리는 사랑일까] 도표가 있는 독특한 심리연애소설 끝내주는 분위기, 황홀한 음식에 도취되는 여자. 유명한 레스토랑에 갔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하는 여자. 당신은 어느 쪽에 가까운가? 소설 의 주인공 앨리스는 후자 쪽이다. 자신이 느끼는 마음보다 남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더 중요했다. 앨리스는 런던에서 광고회사를 다니면서 몽상가 기질이 다분한 24세 아가씨이다. 그녀는 어느 파티에서 운명처럼 에릭을 만난다. 그는 자기 일에서 성공하고 미남인데다가 완벽해 보이는 남자다. 소설은 앨리스가 에릭을 만나 연애를 시작하고 사랑하며 헤어지는 과정을 거치며 진실한 사랑 찾기 법을 배워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렇게만 설명하고 끝난다면 일반 연애소설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이 소설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작가 알랭 드 보통이 묘사하는 주인공들의 세세한 .. 2010.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