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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저런 이야기/미국 살았던 이야기17

스컹크 방귀 냄새, 참기름 냄새와 비슷하다고? 제가 사는 곳은 산속 한 가운데 자리잡은 도시랍니다. 그런즉 어딜 가나 몇 발자국만 나가면 나무며, 꽃이며, 들이며 산이 반겨주지요. 집에서 3분 거리에 말 세 마리가 있는 목장도 있어요. 자연과 더불어 사니 무지 좋긴 한데, 가끔 운전할 때 주의해야 한답니다. 차에 치여 죽은 동물들이 많거든요. 너구리나 두더지, 다람쥐, 새들은 일상다반사고요, 가을철 짝짓기 계절이 되면 사슴도 종종 차에 치여 위험천만하답니다. 제가 사는 곳 교통사고 1순위가 바로 사슴을 치는 것이라고 해요. 생각해 보세요. 인적 드문 밤길을 달리는데 덩치가 산만한 사슴이 차로 뛰어든다고 하면 얼마나 놀랄 일인데요. 제가 직접 친 적은 없지만 길거리에 죽어 나동그라져 있는 사슴을 보면 참 가슴이 아프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동물, 바.. 2011. 3. 22.
우리집 뜰에도 봄은 오는가! 동네가 산속 한가운데 있다 보니 이곳은 3월, 4월까지 꽤 쌀쌀하답니다. 날이 따뜻해도 절대 방심하면 안 되요요. 갑자기 눈이 올 수도 있거든요. 지난 주에도 한 차례 눈이 내려 쌓였지 뭐에요. 그런데 눈이 내려도 대기엔 벌써 봄의 싱그러움이 묻어있긴 하답니다. 뭐랄까, 생명의 힘 같은 것? 추워도 절대 겨울이라 부를 수 없는 강력한 힘 같은 게 느껴지거든요. ^^ 일하다가 문득 창문너머로 뒤뜰을 살펴 봤는데, 눈 덮인 땅을 뚫고 파 새순이 돋는 게 보이지 뭐에요! 전주인이 심어놓은 파부터 해서 작년 내내 제가 심었던 파들은 추운 겨울을 나고도 봄만 되면 저리 얼굴을 내미는 게 여간 신통한 게 아니랍니다. 아 예쁜 녀석들! 올 한해도 우리에게 풍부한 파를 내 주려고 지금부터 안간힘을 쓰는구나 싶어 고맙고.. 2011. 3. 15.
환불이 잘 되면 꼭 소비자만 좋을까? 벌써 1년 반 전 이야기네요. 미국에 온지 1주일 정도 되었을 때 자전거를 하나 장만했습니다. 월마트에서 가장 비싸다는 자전거로 218불 짜리였지요. 남편이 학교 갈 때 타고 다니겠다고 해서 큰 맘 먹고 샀던 것인데 기아를 바꿀 때 약간 문제가 있다고 했었어요. 실제 4, 5번 정도 탄 자전거였습니다. “여긴 겨울 되면 눈이 많이 와서 자전거 타기 힘들다던데 그냥 환불할까?” “근데 한 달이나 타서 반품이 될까 몰라. 교환이라도 해주면 다행이겠다.” “한 번 들고 가보기나 하자. 안되면 할 수 없고.” 이렇게 해서 우리는 자전거를 차에 싣고 월마트로 향했습니다. 차례를 기다린 후 남편이 직원에게 자전거를 보여주며 기아가 좀 이상하다고 설명을 하니 우선 수리를 받아보는 게 어떻겠냐고 합니다. 남편은 안장이.. 2011. 2. 22.
빙판길에서 차 사고 나다 지난 2월 5일 토요일, 생애 처음으로 차 사고가 났다. 얼음비가 내렸고 길이 살짝 얼었다. 운전하다 얼음 길에 미끄러져 내가 운전하는 차가 90도쯤 돌고 겨우 멈추었을 때 뒤차 역시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아 내 차를 그대로 박았다. 다친 사람이 없었지만 옆 문이 찌그러졌고 우왕좌왕 당황했다. 같은 시간에 차 사고가 여러 군데서 난 탓에 경찰은 불러도 오지 않았다. 보험사는 내 책임도 어느 정도 있다고 했다. 보험처리를 한다 해도 최소 500불 이상 나갈 처지가 되었다. 500불. 땅을 파도 나올 리 없는 금액 앞에 좌절했다. 심장이 쿵쿵, 한숨만 푹 쉬고 있는데 같이 사는 남자가 시카고 이야기를 해준다. 며칠 전 눈이 심하게 와서 눈 속에 갇히는 바람에 차에서 시동을 건 채 사람이 죽었단다. 그때 그 .. 2011. 2. 14.
여름 내 따먹던 들깨, 주방 인테리어로 변신 블로그에서도 몇 차례 언급했지만 저희집 뒤뜰에는 아주 조그만 텃밭이 있답니다. 지난번 주인이 키우던 것을 그대로 물려 받은 건데요, 한 평 남짓한 공간이지만 이것 저것 키우는 재미에 봄부터 지금까지 제법 정이 들었답어요. 지금은 빨갛게 익어가는 고추와 파가 남아 있네요. 파는 눈오기 전까지 길러 먹을 수 있고, 고추는 씨를 받아 내년에 심으려고요. ^^ 밭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들깨는 9월 어느날부터 찬바람 따라 색이 누렇게 변하더니 꽃이 지고 나서 깨를 만들었답니다. 그 덕에 참새 손님들이 날마다 찾아와 깨를 쏙쏙 빼먹느라 바빴다지요. 작년에 들깨는 따로 씨를 받지 않았어요. 자연스럽게 밭에 떨어진 애들만 키웠는데 그러다 보니 한 곳에 몰려 나는 바람에 솎아 내느라고 애 좀 썼지요. 똥강아지 아빠가 올해.. 2010. 10. 21.
폭풍 속으로 날아간 나비는 어떻게 됐을까 지난 1주일 동안 똥강아지네 집에는 조그만 번데기 한마리가 살았답니다. 얼마전 대학에서 하는 에 참가했다가 기념으로 받아온 거에요. 애벌레가 번데기로 변신하여 투명한 플라스틱 투껑 위에 탁 붙어 있는 것을 조심스레 데리고 왔습니다. 작은 통에 담겨 있어서 나비가 되면 답답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빈 물병으로 옮겨주었지요. 안에 돌을 깔아 쉽게 넘어지지 않게 하고 번데기가 매달린 뚜껑을 조심스레 덮었습니다. 그런데 제 눈에 애벌레가 절반만 번데기가 된 것 같았어요. 시간이 지나면 몸 전체가 변하려나 생각했는데 여전히 저 모양이더라구요. 기다렸습니다. 사실, 잊었습니다. 일주일이 넘었는데 계속 같은 모양이길래 죽었나? 그랬습니다. 며칠 지나도 반응이 없으면 밖에 버리려고 했었어요. 분명, 일요일 오전까지 사.. 2010. 10. 13.
내 손으로 딴 사과, 넝굴째 굴러가는 호박 바야흐로 만물이 익어가는 계절, 가을입니다. 여름 내내 우주의 양기를 받아 튼실히 자란 생명을 거둬들이는 때이기도 하지요. 지난주 토요일 똥강아지와 똥강아지 엄마가 가을을 만끽하고 왔답니다. 집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농장에 가서 사과도 따고 호박도 따고 왔거든요. 매해 가을마다 시골마을에서 하는 작은 이벤트인데 작년엔 정신이 없어서 못 가고 올해 처음 가봤답니다. 한국은 요즘 채소 값이 무자비하게 올랐다지요? 상상을 초월하는 배추값 이야기에 가슴이 탁 막혔는데 미국에서 예쁘게 익어가는 과일, 채소를 보니 마음은 더 심란해집니다. 농민, 서민들이 살기 힘든 세상이에요. 각설하고, 농장 이름은 이에요. 이곳을 운영하는 농부는 135년 전부터 농장을 해왔다고 해요. 약 1000그루의 사과나무가 있는 큰 곳이.. 2010. 10. 12.
미국 자동차에는 핸들이 없다? 이게 무슨 소린가 싶으시지요? 근데 진짜에요. -_- 저도 이 사실을 지난주에 알았어요. 그 뿐이 아니에요. 한국 자동차엔 있는데 미국 자동차에는 없는 것들이 부지기 수랍니다. 오늘은 이 뚱단지 같은 이야기를 풀어볼까 해요. 때는 바야흐로 지난주 목요일. 캘리를 만나는 날이에요. 캘리는 우리동네 대학교 학생이지요. Speech Pathology를 전공하고 있어요. 캘리가 왜 저를 만나느냐! 바로 저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기 위해서에요. 제 튜터랍니다. 예쁘고 표정도 다채롭고 곱슬곱슬한 금발머리를 하고 있어요. 이곳 유학생 와이프들은 대개 3가지 방법으로 영어 공부를 한답니다. 주립대에서 정식으로 진행하는 IECP(Internsive English Communication Program)나 교회, 특정 단체.. 2010. 9. 30.
미국 아이들에게 통했다! 민속놀이 강강술래 ♬ 추석 연휴가 막을 내렸네요. 그래도 다시 주말이 기다리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 이래저래 미국은 상관 없지만서두요! 어제 그러니까 미국 날짜로 추석 당일날 저는 앞서 예보(20100921-미국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추석 알리기 대작전)를 해드린 데로 딸내미 어린이집에서 추석을 알리는 발런티어를 하고 돌아왔답니다. 추석 전날 막상 준비를 하다 보니 이것 저것 할 것이 많아서 밤늦게까지 책상 불을 밝히며 의지를 불태웠지요. 지글지글~ 구글에서 추석, 한복, 강강술래 등을 영어로 찾아 출력하여 열공하고 한복 라인이 그려져 있는 그림을 찾아내서 색칠공부도 출력하고, 보름달 아래 한복 입은 꼬마들 그림을 찾아 칼라출력한 뒤 스티커도 만들었답니다. 나름 설레고, 긴정되는 하루였답니다. 우리 똥강아지는 아침부터 신이.. 2010. 9. 24.
미국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추석 알리기 대작전 한국은 벌써 추석연휴가 시작되었겠군요. 지난주 금요일부터 귀성객 교통 상황이 뉴스로 나오는 것을 보니 더 빨리 시작하신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추석 맞이하여 고향 가시는 분들, 부모님 댁 방문하시는 분들 특히, 하루 종일 서서 전이며 나물을 무쳐야 하는 주부들! 모두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라는 인사부터 전합니다. 미국에 살다 보니 추석이 추석 같지는 않습니다. 쉬는 날도 아닌데다가 차례상을 차릴 일도 없고 시댁이나 친정을 방문하지도 않다 보니 그저 일상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지요. 일 안해서 몸이 편하기도 하지만 저는 워낙 함께 모여 일하고 수다 떨고 하는 것을 즐기는 지라 아쉬운 부분도 있답니다. 특히 형님네 가서 형님, 저, 아주버님, 남편 이렇게 넷이 열심히 일하고 난 다음 저녁에 둘러 .. 2010. 9. 21.
월동 준비하는 다람쥐, 우리집에 놀러왔어요 요즘 학교 캠퍼스에 가면 나무마다 열매가 잔뜩 매달려 있답니다. 사과 같이 먹을 수 있는 것도 있고 어떤 건 색깔은 무척 예쁘지만 못 먹는 것도 있어요. 도토리는 또 얼마나 많은지 풀숲에 후두둑 떨어져 있는 것을 구경해 볼라치면 밤송이 만큼 큰 놈도 있고, 모자를 쓴 놈 안 쓴놈, 두 개가 붙어 있는 쌍둥이 등 종류도 아주 다양하답니다. 우리 똥강아지, 제가 뉴욕에 간 사이에 아빠랑 학교에서 도토리를 한 가득 주워 왔더라구요. 작년에도 도토리를 주워서 한참 가지고 놀았는데 제가 버릴 요량으로 뒤뜰에 휙 던졌더니 다음날 모두 없어져던 적이 있어요. 아마도 겨울 채비를 할 동물들이 물고 갔었나봐요. 그게 생각났던지 똥강아지는 다람쥐 먹이 준다고 벼르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지난 금요일, 환기를 시킬 겸 거실 .. 2010. 9. 18.
미국 시골 사는 아줌마 뉴욕 하루 방문기 지난 주 일요일에는 뉴욕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답니다. 볼 일이 있어서 갔던 것인데 일정 상 딱 하루 머물고 월요일에 다시 집에 왔어요. 짧은 여행, 오고 가는 시간만 10시간이라 뭐 여행이라 이름붙일 것도 없지만 나즈막한 풍경만 보다가 높은 빌딩 속에서 숨을 쉬니 새로운 기분이 들더라고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뉴욕행 버스 안에서의 사색이 궁금하시다면 아래를 눌러 보세요. ^^ -> 2010/09/14 비오는 날 버스 안에서 날아다닌 난상들 몇 달 전 뉴욕에 갈 적에는 중국버스를 타고 가서 그랬는지 뉴욕 남쪽 부근 차이나 타운에 내려줬거든요. 근데 이번에 탄 FULLINGTON 버스는 맨해튼 42번가 타임스퀘어 앞에 세워주는 바람에 내리자마자 복잡한 세상과 만났답니다. 일요일이라 시내에 사람이 많았어요... 2010.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