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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저런 이야기/미국 살았던 이야기

미국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추석 알리기 대작전

by 영글음 2010. 9. 21.
한국은 벌써 추석연휴가 시작되었겠군요. 지난주 금요일부터 귀성객 교통 상황이 뉴스로 나오는 것을 보니 더 빨리 시작하신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추석 맞이하여 고향 가시는 분들, 부모님 댁 방문하시는 분들 특히, 하루 종일 서서 전이며 나물을 무쳐야 하는 주부들! 모두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라는 인사부터 전합니다.


미국에 살다 보니 추석이 추석 같지는 않습니다. 쉬는 날도 아닌데다가 차례상을 차릴 일도 없고 시댁이나 친정을 방문하지도 않다 보니 그저 일상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지요. 일 안해서 몸이 편하기도 하지만 저는 워낙 함께 모여 일하고 수다 떨고 하는 것을 즐기는 지라 아쉬운 부분도 있답니다. 특히 형님네 가서 형님, 저, 아주버님, 남편 이렇게 넷이 열심히 일하고 난 다음 저녁에 둘러 앉아 한 잔 하는 재미가 좋았거든요. ^^ 후덕하신 형님과 아주버님 덕분에 명절 스트레스가 뭔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요샌 함께 일을 거들지 못해 참 죄송하답니다.

그런데 이번주는 저도 좀 바쁘게 생겼어요. 똥강아지 어린이집에서 추석 당일날 한국 문화 알리기 시간을 가질 예정이거든요? 동네가 워낙 대학도시인데다가 세계 각지인들이 많이 모여 있어요. 그 덕에 가끔 어린이집에서 각 나라의 문화에 대해 엄마들이 하루 교사(?!)가 되어 알려주길 원하더라구요. 딸내미 반 어린이들이 모두 16명인데 그중 두 명이 한국 아이들이에요. 저랑 다른 한국 아이 엄마랑 해서 추석 알리기 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총 3가지 파트로 나누었답니다. 먼저 ▲ 한복과 절이에요. 한국 고유의 의상과 절 올리는 법을 알려줄 거에요. 미국 올 때 혹시 몰라 똥강아지 거랑 제 한복을 가져왔거든요. 그거 입고 나빌레라 한 판 하다 오렵니다. 다음은 ▲ 떡 시식. 다른 아이 엄마가 아침에 떡을 만들어 오기로 했어요. 송편까지는 못 만들고 쌀가루 풀어서 전병 같은 걸 부쳐 오신다고 하네요. 안에다가 캐러멜 같은 것을 넣으시겠데요. 퓨전 떡이 되겠지요? ^^ 마지막으로 ▲ 강강술래 놀이하기랍니다. 선생님이 교실 안에 인공 보름달을 만들어 주신다고 했어요. 우리는 강강술래 사진을 보여주고 설명한 다음 다 같이 원을 만들고 이리 빙글 저리 빙글할 거에요. 교실 천정에 붙은 달님을 보면서요.



만 3세에서 5세 아이들이라 집중력의 문제도 있고 해서 3가지 다하고 나면 밖에 나가 놀자고 조를 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한국의 추석을 간접체험하면 즐거워 하겠지요? 준비하다 보니 민간 홍보대사가 된듯한 기분이 듭니다. 그치만 기대가 되면서도 걱정이랍니다. 영어로 다 설명해야 할텐데 말이에요. 추석 데이는 내일 모레 열린답니다. 만약 진행하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면 후기를 다시 올려 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연휴 즐겁게 보내시길 바래요. 이 글 읽는 모든 분들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