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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네루다4

네루다가 사랑한 바다 [이슬라 네그라] 파블로 네루다. 중남미 문화를 이야기하면서 그를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우와 좌를 가리지 않고 칠레 국민 시인으로 지금까지도 사랑 받고 있으니까요. 20세기를 대표하는 세계적 시인 중 한 명으로도 꼽히고 있습니다. 시인은 헌신적인 공산주의자였는데 1971년 노벨 문학상을 받고 난 후 1973년 아옌데가 피노체트 군사정권에 정복당해 생을 마감한 지 12일 만에 외로운 최후를 맞이했답니다. 칠레에는 네루다의 집이 여러 곳에 있습니다. 산티아고, 발파라이소 같은 큰 도시에도 있는데 작은 바닷가 마을에 있는 집이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곳이 바로 [이슬라 네그라]랍니다. 그를 만나기 위해 안개가 자욱한 골목에 발을 들여 놓았습니다. 바닥은 온통 흙길입니다. 발파라이소에서 버스를 잡아타고 얼마 되지 않.. 2011. 6. 7.
색이 말을 거는 도시, 칠레 발파라이소 신은 부자보다 가난한 자를 사랑하여 천국을 이리로 가져다 놓은 걸까요. ‘천국의 골짜기’라는 뜻이 담긴 발파라이소는 산티아고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항구도시입니다. 그러나 이곳에 발을 딛고 서면, 도시 이름 속에 담긴 의미보다 시인 네루다의 표현대로 ‘가난이 폭포수처럼 흐르는 발파라이소’가 더욱 와 닿습니다. 천국인지는 모르겠으나 한눈에 둘러보니 골짜기는 맞는 것 같습니다. 마흔 네 개, 끝없이 이어지는 언덕배기에 위태롭게 매달린 집들과 좁다란 골목마다 하늘을 이리 저리 가로지르는 전깃줄……. 어느 모로 보나 가난한 산동네의 풍경이건만 그게 그리 비루해 보이지만은 않는 건 그 앞에 푸르게 열린 바다와 도시 전체를 감싸고 있는 다채로운 색(色) 덕분이지요. 국제 무역이 늘고 파나마 운하가 건설되기 전, 그.. 2011. 6. 3.
시가 무엇이기에 그토록 사랑했을까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 “내 보잘것없는 시가 민중에게 칼이 되고 손수건이 되고, 빵을 위한 투쟁의 무기가 되기를 열망한다. (본문 중)" 「스무 편의 사랑노래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를 통해 지금도 전 세계 젊은이들의 애간장을 녹이고 있는 시인. 스페인 내전과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칠십 평생 현실을 비판하고 사랑하고 투쟁했던 시인. 그래서 행복했던 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 그가 쓴 자서전 「사랑하고 노래하고 투쟁하다」에는 여자를 사랑하고 민중과 평화, 평등 그 중에서도 시(時)를 가장 사랑했던 그의 일생과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세상을 뜨기 2년 전부터 집필하다가 그가 죽은 뒤 유족이 발간한 책이다. 자서전은 칠레 자연과 자란 유년기부터 시작해 전반적으로 시간의 흐름을 따르고 중반 이후에는 그와 인.. 2010. 8. 17.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시인 그리고 시를 사랑한 소년 시 한편으로 사랑의 세레나데를 불러본 적이 있는가? 갖은 은유법, 직유법으로 상대방 마음의 빗장을 풀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는가? 있다면 당신은 이미 시인이다. 소설 속 주인공 마리오 역시 달콤한 시적 언어로 한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니 그도 시인이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는 칠레 민중시인 네루다와 우편배달부 마리오의 우정 그리고 시를 향한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주민 대부분이 어부로 사는 작은 바닷가마을, 17세 마리오가 이슬라 네그라에 사는 네루다에게만 우편물을 배달하는 우편배달부가 되면서 이야기는 펼쳐진다. 5년 전, 배낭여행을 할 적에 바다가 손짓하는 이슬라 네그라의 네루다 생가를 가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이야기가 전개되는 장면 하나, 하나가 머릿속에 그림처럼 그려졌다. 마리오가 네루다의 시에.. 2010.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