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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여행6

[칠레] 칠레에서 미혼모를 흔히 볼 수 있는 이유 유스호스텔에서 조금 더 싼 곳으로 숙소를 옮겼습니다. 호스텔이 시내 중심가에서 너무 멀기도 했지만 남녀 방이 따로 되어 있어 남편과 밤새 떠들 수 있는 기회가 없었거든요. 새로 옮긴 숙소는 대로에서 골목으로 들어가는 모퉁이에 있었습니다. 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계단을 올라가면 3층에 주인이 살았고 4층에는 여러 방들이 개미집처럼 펼쳐져 있는 곳이에요 하룻밤 비용은 2인용 침대가 있는 방 하나에 10,000페소, 이곳에서 우리는 닷새를 더 묵었습니다. 산티아고 시내에 있는 숙소, 가정 집에 있는 방 몇 개를 여행객에게 빌려줍니다. 주인집에는 딸 셋과 어린 아들이 하나 있었습니다. 딸들의 나이는 대략 10대 후반과 중반 정도였는데 아들은 한 세 살 정도로 아주 어렸지요. 가족들은 우리에게 큰 관심을 보였어요... 2011. 3. 22.
[칠레] 길을 걷다가 초등학교 방문하다 어디를 가나 아이들이 ‘까르르’ 하고 웃는 소리는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 함께 따라 웃고 싶어지기도 하지요. 칠레 남쪽 마을 푼타아레나스 거리를 걷고 있을 때였어요. 갑작스런 소나기에 비를 피한답시고 건물로 몸을 들이밀었는데 그곳이 바로 초등학교였답니다. 재잘거리는 아이들 소리에 유리문 안쪽을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현관을 지나던 백발 교장이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학교 구경을 하고 싶다고 하니 교장이 직접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그 덕에 한 시간 동안 교정과 교실을 돌며 칠레 아이들이 수업을 받는 모습도 보고 칠레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지요. 우리가 방문했던 칠레 발디비아 초등학교 건물 전경 노트북 분실 사건으로 아이들 사진을 홀랑 잃어버려 안타까워하고 있을 무렵, 발디비아에서 또 다른 초등학교를.. 2011. 3. 18.
[칠레] 칠레 대학생들의 새내기 신고식 발디비아 강 건너편에 테하(Teja) 섬이 있습니다. 그곳에 오스트랄 대학교가 있지요. 걷기 좋은 캠퍼스라는 명성답게 입구부터 양 갈래로 길게 늘어선 나무가 우리를 반기며 인사합니다. 길을 걸으며 책을 보는 이도 있고, 연인인지 두 손을 꼭 잡고 가는 남녀학생도 있습니다. 어느 대학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지요. 그런데 조금 생소한 장면을 보았습니다. 한 여학생 무리가 얼굴과 옷에 온통 페인트와 밀가루쯤으로 보이는 하얀 가루를 뒤집어쓴 채 웃고 떠들며 지나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 모습을 보니 푸에르토 몬트 거리에서 만났던 비슷한 차림새의 젊은이들이 생각났답니다. 그땐 당당하게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그들이 무서웠어요. 거지나 집시가 아닐까 생각해서 멀찌감치 피해버렸습니다. 앞으로 몇 달이나 남은 여행을 .. 2011. 3. 18.
[칠레] 하늘에서 본 안데스산맥의 얼음 강(氷河) 푸에르토나탈레스에서 다른 도시로 가기 위해 다시 푼타아레나스로 가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에 공항이 있는 도시로 가야 했기 때문이지요. 비행기를 타고 두세 시간 낮게 하늘을 날고 나면 푸에르토몬트에 도착합니다. 애초 계획은 버스나 비행기 등에 오르면 바로 눈을 붙여 체력을 보강할 요량이었으나 창 밖으로 보이는 장관 덕택에 잠을 자기는커녕 목을 더 길게 빼느라 근육이 마비될 지경이었네요. 식빵 같이 주름진 산맥 위, 빙하가 만든 피오르 사이로 눈과 얼음이 쌓입니다. 계곡으로 얼음 강이 흘러갑니다. 얼음이 훑고 간 자리에는 물결, 아니 얼음 결이 남이 있네요. 만년설과 빙하와 구름이 어우러져 펼쳐지는 장관. 신선들은 이런 곳에 살지 않을까요? 빙하의 일부가 깨져서 물 위에 떠 있습니다... 2011. 3. 15.
[칠레] 여행 중 첫 번째 도난, 노트북 안녕 제일! 가장! 최고! 최악! 등 같은 극단적인 표현에는 언제나 주관이 뒤따르기 마련입니다. 누구에게는 가장 멋진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최악의 것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5개월 간 여행을 하는 동안 어떤 도시는 기억에 오래오래 남는가 하면 어떤 도시는 다시는 발걸음도 들여놓고 싶지 않은 곳이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꼭 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게 대부분이었는데, 푸에르토몬트 만큼은 후자였답니다. 소설이나 드라마에는 복선이란 게 있지요.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암시하며 일종의 징표 같은 것을 먼저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책을 읽거나 TV를 보다 보면 ‘아! 저게 복선이구나!’하고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답니다. 흑흑! 푸에르토몬트 자체가 복선이었는데 말이지요... 2011. 3. 11.
[칠레] 푸에르토나탈레스에서 만난 아이들의 미소 스페인어로 푸에르토-Puerto는 항구를 의미합니다. 칠레 도시 중에는 '푸에르토OOO'라는 식의 이름이 많은데 모두 항구도시를 뜻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로 치자면 도시 이름이 부산항, 목포항 이렇게 붙여진 셈입니다. 나라가 길쭉한데 서쪽이 모두 태평양에 접하고 있는 까닭에 칠레는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가 무척 많습니다. 산보다 물을 더 좋아하는 저에게는 이 점이 참 인상적이었답니다. 일요일 오후, 찬찬히 시내를 둘러보았습니다. 한 성당에서 웅성웅성 사람이 모여 있는 듯해서 살짝 들어가 봤어요. 마침 부활절 준비로 한창 분주한 분위기였습니다. 성당은 유럽식의 고풍스럽고 웅장한 맛은 없습니다. 그래도 참석한 사람 중 1/3은 서 있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실내를 메우고 있었습니다. 과거 스페인이 남미를 점령.. 2011.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