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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저런 이야기83

블로그 운영 고민 글을 올린 뒤의 이야기 어제 블로그에 글을 올린 후 곧바로 외출을 했습니다. 자동차 인스펙션 점검 때문에 카센터에 차를 맡겨놓아던지라 찾으러 가야 했거든요. 미국은 차 없이는 이동이 무척 힘들답니다. 특히 작은 시골마을에는 대중교통이 그렇게 좋지 않아 더욱 그렇지요. 다운타운까지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왠일인지 오기로 한 시간에 오지 않더라구요. 아이를 데리러 가야할 시간은 다가오고 마음이 조급해지는 순간, 카센터까지 걷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오~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 조잡한 프로그램으로 손질했더니 색감 죽입니다! 간간히 운동복 차림으로 달리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거의 아무도 없다고 봐도 무방할 시골 산길을 노래를 부르며 영어를 들으며 한시간 가량 걸었습니다. 걸으면서 무지 후회했습니다. 블로그에 괜히 글을 올렸다 싶었거든요.. 2010. 9. 10.
블로그 운영에 대한 고민 바로 이 전에 쓴 글에서 '오공'이란 내 절친이 나보구 글이 진부하단다. 요즘 들어 내 글이 참 시대착오적인 건 아닐까 생각하던 차에 들은 이야기라 (아니 읽은 이야기라) 생각이 많다. 인정하긴 싫지만 일기가 아닌 이상, 글이란 읽는 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서 써야할 것도 같은데... 다음 뷰로 내보낸 글이 베스트가 되지 않으면 하루 30명 남짓 되는 방문객 수는 나에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만 같다. 아! 천성이 그런 걸 어째!... 라고 자학하다가 남들 블로그 가봤더니 주부들인데도 어찌나 이야기를 알콩달콩 잘 풀어내는지 한숨만 쉬다가 왔다. -_-;;;; 내 몸 속에 100kg 쯤 되는 돌덩이가 있는 게 틀림 없다. 도데체 남들은 다들 왜그렇게 잘만 하는 걸까? 샘도 나고 화도 나고... . . . ... 2010. 9. 9.
가을, 그 센치멘탈함에 대한 독백 남편이 학교에 가면서 내려 놓은 커피를 찻잔에 담는다.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꺼지는 기계 탓에 미지근하다. 미국 와서 길들여진 원두커피 맛은 참 좋다. 허나 커피는 어느 정도의 뜨거움을 간직해야 제대로 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법. 식어버린 검은 음료를 다시 커피메이커에 붓는다. 버튼을 누르고 불이 들어왔으니 몇 분 후면 따뜻한 커피를 입속에서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거실 창으로 볕 좋은 햇살을 잠깐 즐기다가 어젯밤 읽다 만 책을 집어 든다. 드라마 작가 노희경이 쓴 . 너는 사랑하고 있으니 무죄, 너는 사랑 안 하니 유죄, 그리고 힘차게 내리치는 꽝꽝꽝.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의 순간처럼 이 책이 다시 손에 와 붙어 버렸다. 작년 봄 광화문 교보문고 한 귀퉁이에서 뚝딱 읽었을 때가 처음이었지 아마. .. 2010. 9. 8.
1년 내내 겨울바다에 가는 여자 매일 아침 남편과 딸내미가 떠나고 난 집에서 나는 내 하루를 시작한다. 이제 전업주부가 된 지 1년이 넘었다. 그동안 기업 홍보팀에서 광고, 사보를 만들고 보도자료를 써대느라 눈코 뜰 새 없는 직장인이었는데, 남편 공부 때문에 일을 그만두고 나니 회사를 위해 썼던 시간이 모두 내 것이 되었다. 홍보 일을 무척 좋아했지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요즘 생활도 그럭저럭 마음에 든다. 예나 지금이나 대청소를 할 때면 영화 ‘봄날은 간다’ OST를 듣는다. 8년 전 겨울, 그러니까 내가 결혼하기 전이었고 가야할 길을 몰라 해맬 때 거제도를 달리는 차 안에서 숱하게 듣던 음악이다. 첫 멜로디가 나오는 순간이면 나는 언제나 한 곳으로 달려간다. 부드러운 곡선의 해안이 있고, 잔잔했지만 파도가 끊이지 않았으며, 김승옥의.. 2010. 9. 4.
화이트밸런스가 다른 내 눈에 얽힌 짦은 생각 나는 양 쪽 눈의 화이트밸런스가 다르다. 오른쪽 눈과 왼쪽 눈으로 보는 색감이 확연히 다르다는 의미다. 한 눈을 감고 오른쪽 눈으로 사물을 보면 푸른빛이 많이 돈다. 반대로 왼쪽 눈으로 보면 노란빛이 강해진다. 한 눈으로만 보면 잘 못 느끼는데 양 눈을 번갈아 떴다 감았다 하면서 같은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신기할 정도로 차이가 난다. 그러다가 눈을 모두 뜨면 두 눈의 중간 상태로 보인다. 화이트밸런스는 디지털 카메라에서 사용하는 용어다. 빛의 상태에 따라 흰색을 가장 흰색답게 보이게끔 조절하여 자연스러운 색감을 얻을 때 사용한다. 카메라도 아닌 내 눈에다가 이 용어를 사용한 것은 달리 설명할 방법을 못 찾아서 그렇다. 궁금하다. 남들도 다 나처럼 양 눈이 보는 색의 정도가 다를까? 내 눈만 특이한 걸까?.. 2010. 9. 3.
궁하면 통한다! 미국에서 막걸리 담가 먹기 ※ 두어달 전에 올렸던 글인데 이쪽으로 옮겨 왔습니다. 제 막걸리 사랑 이야기라고나 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저도 학창시절엔 꽤나 술을 많이 마셨답니다. 물론 술이 세지는 못해서 조금만 마셔도 기분이 좋아지는 경제적인 애주가였지요. 두꺼비 그려져 있는 진로부터 시작해 참나무통 맑은이슬, 청색시대, 김삿갓, 청산리벽계수, 곰바우를 거쳐 산, 처음처럼, 참이슬 등 온갖 종류의 소주도 마셨고요, 역시 이름도 다 외우기 힘든 맥주도 제가 소화시켰답니다. 그중에서도 막걸리는 가장 아끼는 술이에요. 전통술집 가면 파전, 찌개, 밥(? 주로 돈이 없어 끼니와 술을 한꺼번에 해결했지요)과 작은 항아리에 나오는 막걸리, 동동주를 무척 사랑했어요. 그리고 대학시절부터 졸업 후까지도 오랫동안 노래동아리 활동을 했는데요.. 2010. 9. 2.
"사람은 말을 꼭 해야 되요" 5살 딸내미 생각 며칠 전 아침, 남편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똥강아지네 어린이집으로 향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다른 날과 사뭇 다르게 차 안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던 똥강아지가 뜬금없이 한 마디 던집니다. “엄마, 사람은 말을 꼭 해야 해.” “말? 그렇지, 말을 해야지. 근데 갑자기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 똥강아지는 한참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힘겹게 입을 엽니다. “인어공주는 바다 마녀에게 목소리를 팔아서 말을 할 수 없었잖아. 너무 불쌍해.” 아하, 얼마전 만화영화에서 보았던 인어공주 때문이었군요. 딸내미는 인어공주의 처지를 십분 이해라도 하듯 슬픈 목소리로 자기가 왜 그런 말을 하게 되었는지 이야기합니다. 그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이제 남의 입장까지 생각할 줄 아는 나이가 된 건가 싶어 흐뭇하기.. 2010. 9. 1.
미국 시골생활 1년, 느낀 점 5가지 오늘 대학교가 개강을 했습니다. 미국은 8월 말이나 9월이 1학기에요. 즉, 새 학년이 시작되지요. 남편도 오늘부터 박사 2년차네요. 학교에 모셔다 드리러(?!) 갔더니 신입생들과 기타 학생들로 꽉 차서 운전하기가 꽤 힘들었답니다. 그래도 캠퍼스가 북적북적하니 생기가 돌고 저까지 덩달아 새 기분이 되었습니다. 지구가 한 바퀴 돌았습니다. 작년 이 맘 때쯤 워싱턴 D.C.에서 서른 명이나 탈 수 있을까 싶은 경비행기를 타고 이곳 스테이트 칼리지(State College)에 도착, 우리 세 식구는 커다란 눈을 끔뻑이며 미국 땅을 밟았지요. 며칠 동안 살림살이며, 먹을거리를 장만하느라 하루도 빠짐없이 월마트를 다니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1년이 지나는 사이, 10년 동안 어둠속에 갇혀 있던 제 운전면허.. 2010. 8. 24.
한 여름에 듣는 군밤타령 아카펠라 심드렁한 날입니다. 블로그에 글 하나쯤 올리고 싶은데 서평 블로그다 보니 글 올리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할 판이거든요. 책이란 놈이 맘 먹는다고 뚝딱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닌데다가 날씨도 꾸물거려 몽땅 뒷전으로 미루고 싶은 그런 날이었습니다. 오늘까지 넘겨야 할 광고 디자인 마무리를 하고 신문사 연락도 끝내고 난뒤, 컴퓨터를 뒤적거리다가 이 음악을 발견했습니다. 10년 전 동호회에서 공연할 때 불렀던 곡이랍니다. 군밤타령을 아카펠라로 부른 것이에요. 원래 인가 하는 그룹이 부른 것인데 전문 가수가 부른 노래는 민요맛을 잘 살려내고 참으로 구성지고 맛깔스러워요. 화음이나 강약 조절도 잘 되었지요. 그런데 제가 올린 노래는 동호회 회원들이 부른 것이라 다소 어설프기도 하답니다. 메인 노래를 불렀던 선배가 .. 2010. 8. 20.
평생 달고 다닐 꼬리표 “애가 애를 낳았네” 얼마 전 동아리 선배가 셋째를 낳았습니다. 94학번 선배인데, 딸만 둘을 뒀다가 결혼 10년 차에 아들을 ‘쑴풍’ 낳았다고 하네요. 오랜만에 갓난쟁이 키우려니 고생 좀 하나봅니다. 대학 때 활동하던 동아리는 209년 겨울 문을 닫았지만 인터넷 카페가 있어서 서로 소식을 올리곤 합니다. 다들 옛사람과 추억이 그리운지 글 하나만 올리면 조회가 100을 넘는 건 기본이에요. 오랜만에 선배 언니의 득남 소식에 게시판이 시끌벅적해졌는데 그 중 하나가 저에게 달린 꼬리표랍니다. 얼굴도 무지 예쁘고 하늘하늘하던 선배가 벌써 세 아이의 엄마라는 게 저는 믿기지 않다고 댓글을 남겼더니 한 선배가 그 밑에 글을 답니다. 그 언니보다 제가 아이 엄마라는 사실이 더 신기하다고요. 애가 애를 낳았다는 말과 함께요. 제 나이 이.. 2010. 8. 17.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실리 밴드 요즘 미국 초, 중, 고등학교 학생들은 실리 밴드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합니다. 뭐, 이건 제 표현이고 가지고 있지 않으면 소외감을 느끼나 봐요. 실리 밴드가 무엇이냐! 하면 실리콘 재질로 만든 고무줄이랍니다. 일반 고무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여러 가지 모양이 있다는 점이지요. 쓰임새는? 그저 팔에 몇 개씩, 아니 몇 십 개씩 팔찌처럼 거는 것이에요. 사진 출처: http://sunshineandsnoopy.blogspot.com (왼쪽) / http://kids-rock.net (오른쪽) 동네 초등학교 꼬마들이 하고 있는 것을 여러 번 보았는데 어른 입장에서는 너무 우습답니다. 풀어 놓고 보면 모양은 예쁘지만 팔찌로 착용하면 모양도 쭈글쭈글 별 멋도 없어 보이는 이것이 미국에서 대 유행한다는 사실이 놀랍.. 2010. 8. 12.
미국의 가정 문화 엿볼 수 있는 야드세일 요즘 저는 운전을 하다가도 ‘야드세일’이라고 세워놓은 표지만 보면 차를 멈추고 위치를 확인합니다. 대개 자세한 주소보다는 날짜와 거리 이름을 써놓는데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당장 달려가곤 하지요. 작년 미국에 왔을 때 이곳저곳에서 야드세일을 한다는 표지를 많이 보긴 했지만 별 관심이 없었어요. 그러던 게 한번 맛을 들이기 시작하니 이젠 세일하는 곳이 없나 찾아다닐 지경이랍니다. 메사추세츠주 한 시골마을, 처음 가본 야드세일이었다지요. 2010년 5월이네요. 야드세일(Yard Sale) 혹은 거라지세일(Garage Sale)이라고도 하는 이 세일방식은 개인이 더 이상 자신에게는 필요가 없는 물건을 집 앞마당, 뒷마당, 혹은 차고에 펼쳐놓고 파는 것이에요. 한마디로 개인 벼룩시장이지요! 미국은 아파트보다는 .. 2010.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