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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저런 이야기83

6년 전 세계 여행 추억 되살리기를 시작하며 네 번째 같은 일을 반복하려 합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처음 이 일을 할 때 10까지 했다면 두 번째는 5까지, 세 번째는 3까지 했다는 것. 쉽게 말해 한 번도 끝을 맺지 못하고 시작만 여러 번 했다는 뜻입니다. 완성하지 못한 일을 다시 하려는 이유는 책 읽고 서평을 쓰지 않았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계속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화장실 다녀온 뒤 밑을 안 닦아 찝찝한 느낌? 옷 잘 입어 놓고 마지막 단추를 채우지 않아 속으로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느낌?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게 안 없어져 결국 다시 시작해 보렵니다. 그것은 바로 2005년 6년 전 회사를 그만두고 갔던 세계여행기를 쓰는 일입니다. 그 동안 써 왔던 글을 읽어 보니 참 포장을 화려하게 잘도 해 놓았지 싶습니다. 세상을 돌고 길 위에서 사.. 2011. 3. 1.
[마감] 티스토리 초대장 배포 티스토리로 블로그 활동 하실 분들 초대장 필요하시지요? 제가 나눠드리겠습니다. 어떤 블로그를 운영하실 계획인지 간단한 소개와 이메일을 비밀댓글로 남겨주세요~! 확인하는 데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길진 않아도 됩니다. 애매모하하게 말구 구체적으로 써주신 분들에게 바로 드립니다. 2011. 2. 28.
네 돌 지난 딸내미가 만든 해골(?) 종이인형 우리 집 똥강아지가 어제 저녁에 종이 접기 책과 색종이를 꺼내 왔답니다. 책에는 무지 다양한 접기 방법이 있는데요, 사실 이게 생각만큼 쉽진 않답니다. 가끔 이해가 안 되어 만들지 못하는 것도 많아요. 전문가가 볼 때는 쉬울 텐데 어째 엄마 머릿속엔 그려지지가 않아 방법만 뚫어져라 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그럴 땐 색종이 여럿 버리지요. 아까비~ 어제도 신발 만들기 실패했네요. 똥강아지, 처음엔 실망하더니 다시 셔츠와 치마 만들기로 관심을 돌렸습니다. 아, 이건 어릴 적에 만들어 본 기억이 있어서 자신 있게 만들기 시작했지요. 어릴 땐 엄마가 작품(?!)을 완성할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더니 자기도 따라 한다면서 제법 접기와 가위질을 해댄답니다. 드디어 완성! 우리 딸 색연필로 치마를 예쁘게 색칠하고 위, 아.. 2011. 2. 24.
환불이 잘 되면 꼭 소비자만 좋을까? 벌써 1년 반 전 이야기네요. 미국에 온지 1주일 정도 되었을 때 자전거를 하나 장만했습니다. 월마트에서 가장 비싸다는 자전거로 218불 짜리였지요. 남편이 학교 갈 때 타고 다니겠다고 해서 큰 맘 먹고 샀던 것인데 기아를 바꿀 때 약간 문제가 있다고 했었어요. 실제 4, 5번 정도 탄 자전거였습니다. “여긴 겨울 되면 눈이 많이 와서 자전거 타기 힘들다던데 그냥 환불할까?” “근데 한 달이나 타서 반품이 될까 몰라. 교환이라도 해주면 다행이겠다.” “한 번 들고 가보기나 하자. 안되면 할 수 없고.” 이렇게 해서 우리는 자전거를 차에 싣고 월마트로 향했습니다. 차례를 기다린 후 남편이 직원에게 자전거를 보여주며 기아가 좀 이상하다고 설명을 하니 우선 수리를 받아보는 게 어떻겠냐고 합니다. 남편은 안장이.. 2011. 2. 22.
해외 이사용 박스로 만든 "엄마표 주방놀이" 딸내미를 키우다 보니 소꿉놀이를 자주 하는 편이에요. 저도 어릴 적에 무척 좋아하던 놀이였지요. 똥강아지가 엄마 먹으라며 수박으로 만든 국(?)이나 오렌지나물 같은 것을 해 오면 입을 벌리고 먹는 시늉을 해줘야 한답니다. 애 키우는 엄마라면 다들 공감하시죠? ^^ 아이가 커다가 보니 이 집, 저 집에서 주방놀이 즉, 어린이 키친세트를 많이 봤어요. 싱크대도 있고 어떤 건 냉장고에 오븐까지 앙증맞은 크기로 이것저것 달려 있는 것이 사실 아이보다 엄마들이 더 좋아하는 장난감이지 싶어요. 몇 번 큰 맘 먹고 사줄까도 했었는데 이게 가격이 만만치가 않아요. 종류도 많은데 싼 것은 100달러 정도에 살 수도 있지만 어떤 건 150달러 200달러 그렇더라고요. 그런데 이것이 한국으로 수입되면서 훨씬 비싸진다는 이야.. 2011. 2. 22.
막장이어도 내가 ‘미즈넷’에 가는 이유 근대철학의 아버지인 데카르트는 ‘어떻게 육체를 이성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중요하게 다뤘다고 한다. 남들은 그걸 또 도덕론이라 불렀단다. 그다지 철학에 심취한 아줌마가 아닌지라 데 오빠가 통제할 방법을 찾았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알았다면 나 좀 알려 주지. 머리로는 밥하고 청소하고 책 읽고 서평 써야 한다고 빠삭하게 알고 있단 말이다. 그런데, 이게 무슨 조화 속일까, 손바닥보다 작은 스마트폰만 펼치면 머릿속 지우개가 작동하여 현실을 잊고 들어가는 곳이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운영하는 . 모바일용 화면으로 보면 초기 화면에 뉴스가 몇 줄 뜨는데, 그 옆 FUN이라는 카테고리를 누르면 맨 첫 줄 미즈넷 게시판 제목이 한 줄 뜬다. 그것만 읽어도 다음 내용이 얼마나 궁금해지는지! 제.. 2011. 2. 15.
빙판길에서 차 사고 나다 지난 2월 5일 토요일, 생애 처음으로 차 사고가 났다. 얼음비가 내렸고 길이 살짝 얼었다. 운전하다 얼음 길에 미끄러져 내가 운전하는 차가 90도쯤 돌고 겨우 멈추었을 때 뒤차 역시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아 내 차를 그대로 박았다. 다친 사람이 없었지만 옆 문이 찌그러졌고 우왕좌왕 당황했다. 같은 시간에 차 사고가 여러 군데서 난 탓에 경찰은 불러도 오지 않았다. 보험사는 내 책임도 어느 정도 있다고 했다. 보험처리를 한다 해도 최소 500불 이상 나갈 처지가 되었다. 500불. 땅을 파도 나올 리 없는 금액 앞에 좌절했다. 심장이 쿵쿵, 한숨만 푹 쉬고 있는데 같이 사는 남자가 시카고 이야기를 해준다. 며칠 전 눈이 심하게 와서 눈 속에 갇히는 바람에 차에서 시동을 건 채 사람이 죽었단다. 그때 그 .. 2011. 2. 14.
올해 우리집 입춘첩, 부지런히 책 읽자 오늘이 입춘이라지요. 미국 시간으로 따지면 아직 몇 시간 전입니다. 오늘 저녁 가족끼리 둘러 앉아 오붓하게 아이스크림을 먹는데 남편이 입춘첩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입춘첩? 입춘은 알겠는데 입춘첩은 처음 들었다고 하니 우리 남편 혀를 끌끌 찹니다. 입춘첩은 입춘날에 대문이나 들보, 기둥 등에 써 붙이는 글귀라고 하네요. 무식하면 배우면 됩니다. ^^ 남편이 인터넷에서 입춘첩을 찾다가 좋은 게 있어서 공책에 써 놓았다고 보여줍니다. 저는 ‘입춘대길, 건양다경’만 있는 줄 알았더니 종류도 많고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고 하네요. 오호~ 보자마자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한글은 차암 남자답게(?) 써서 걱정인데 한문은 제법 잘 썼더라고요. 솔직히 저는 한문 저렇게 못 씁니다. 감탄을 연발하자 남편 왈, 자기가 .. 2011. 2. 4.
증발한 것들을 다시 거두어 들이다 일주일 째 별 것을 하지 않았다. 생존을 위해 밥과 청소를 했고, 나머지 시간은 영화를 보거나 오락 프로그램을 다운 받아 즐겼다. 크게 웃고 싶었지만 다 시시해서 그러지도 못했다. 언제나 하고 싶은 게 많아 그것들끼리 충돌하는 것을 막느라 진땀을 빼곤 했는데 어쩜 모든 의욕이 한꺼번에 사라졌을까? 며칠 전 하늘에서 굵은 눈송이가 송이송이 내리던 날, 눈이 내리는 방향과 정반대로 마음속 긍정의 힘들이 증발되어 올라갔다. 그것이 눈에 보였다면 아마 사이다나 환타에서 ‘샤샤샤’ 소리 내며 올라가는 탄산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다. 탄산 하나에 의욕이, 탄산 둘에 용기가, 탄산 셋에 기쁨이…… 하나 둘 소리 없이 올라가니 남은 건 불안과 슬픔, 허무와 걱정뿐이다. 간신히 책 한 권을 들고 버텼다. 가끔 블로그에 .. 2011. 2. 2.
어린 딸의 집에 관한 개념 아빠가 샤워를 하러 욕실로 들어갑니다. 어린 딸내미는 아빠의 뒷모습을 향해 절규하며 더 놀아달라고 소란을 피웁니다. 박사 2년 차 아빠는 샤워를 얼른 하고 나와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지요. 1월 개강 후 다시 공부에 매달리느라 바쁜 아빠입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저는 딸내미를 붙잡고 살살 달래기 시작합니다. “똥강아지야. 아빤 얼른 씻고 공부하셔야 해요. 그래야 나중에 훌륭한 사람, 아니 훌륭한 사람은 아니고 음 뭐라고 해야 하나? 하여간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단다.” “멋진 사람이 되면 어떻게 되는데요?” “아빠가 공부 열심히 해서 졸업하고 나면 멋진 사람이 되는데, 그러면 직장도 잘 구할 테고 돈도 벌고 몇 년 후엔 우리 진짜 집도 생길 수 있지! “ “엥? 여기가 진짜 우리 집 맞는데~?” .. 2011. 1. 20.
새해 새 마음 새 다짐 그리고 “영글음” 눈을 떠보니 밤새 소리도 없이 내린 눈이 10cm는 쌓인 것 같습니다. 우리 집 똥강아지는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진짜 똥강아지 마냥 신나서 이리 뛰고 저리 뜁니다. 아직 덜 컸는지 저도 운전 걱정을 잠시 미루고 마음이 들떠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아이와 남편을 바래다 주고 오는 차 안에서 보는 풍경은 일품입니다. 잎사귀 떨어진 겨울 나뭇가지마다 일렬로 눈꽃 옷을 덧입어 화려하기 그지 없습니다. 일부러 쉬려고 그런 것은 아닌데 블로그 활동을 뜸하게 하다 보니 이것도 습관이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언제 다시 시작해야 할지, 무슨 글을 올려야 할지 막막한 것이 쉬는 김에 좀더 쉬어도 될 것 같은 기분까지 듭니다. 문득, 모든 일이 다 그렇지 싶습니다. 일도 사랑도 현재진행형일 때는 그것이 인생의 전부인 것.. 2011. 1. 13.
겨울바람을 느끼고 올까 해요 정확히 한 달 만입니다. 10월에 가을 어쩌고 하는 글 하나 올리고 나서 정신 없이 일하느라 제 블로그에 글 하나 못 올리고 이웃 블로그 방문은 꿈도 못 꾸었네요. 끝이 있을 건 알고 있었지만 지난 한 달 동안 모든 것을 뒤로 미룬 채 일만 하려니 좀이 쑤시고 1년 반 전 직장다닐 때는 어떻게 다녔을까 싶었습니다. 원래 감수성이 예민하여 굴러가는 낙엽이 아직도 웃기고 눈부시게 푸른 하늘을 보면 가슴이 터질 것 같고 그래서 가을이 되면 가을 심하게 타는 성격인데 이번 가을은 바빠서 그런 것 다 안하고도 휙 지나갔습니다. 오히려 잘 된 걸까요? 후훗... 산과 들로 둘러쌓인 우리 동네 가을이 무척 예뻤던 걸 기억해요. 비록 올해는 그 아름다움마저 느낄 겨를이 없었지만 올 가을도 틀림없이 환상적이었을 겁니다... 2010. 1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