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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저런 이야기/세계 여행 이야기

[볼리비아 우유니 1] 황홀한 신세계로!

by 영글음 2011. 6. 8.

20여일 간의 칠레 여행을 일단락 지었습니다. 그리고 우유니 사막 투어를 시작으로 우리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새로운 나라, 볼리비아가 다가왔답니다 

걸어서 국경을 건넜습니다. 퍽 새로운 경험이었지요. 비행기를 타고 공항을 거치지 않고도 이쪽 나라에서 저 쪽 나라로 걸어갈 수 있다니! 반도국가인 우리나라는 북한을 통하지 않고는 두 다리로 다른 나라를 갈 수 없는데 말입니다. 칠레와 볼리비아 간 국가 경계선엔 분필로 그린 금 따위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단층 짜리 아담한 두 나라의 출입국 사무소가 조금 떨어져서 서 있을 뿐입니다.   

 

칠레 북부 산페드로에서 시작해 볼리비아 우유니에 도착하는 우유니 투어는 한 지프차에 6명이 함께 타고 2 3일 동안 볼리비아 북부 지방의 소금사막을 포함한 대 자연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기막힌 여행 코스랍니다.



이스라엘 청년 요아브와 단, 스위스에서 온 벨로디아, 세바스찬이 우리와 같은 지프차에 올랐습니다. 이스라엘 친구들은 군대를 막 제대한 스물셋의 장난꾸러기였고, 스위스 친구들은 우리와 비슷한 또래로 하던 일을 그만두고 1년 여정으로 여행 중인 연인이었지요.


칠레의 남쪽 끝에서부터 북쪽까지 오는 동안 끝도 없이 펼쳐지는 자연을 계속 봐왔지만 볼리비아의 자연은 또 다른 즐거움과 신기함을 선사합니다. 깎아지른 듯한 칠레 토레스델파이네 식의 절경은 없었지만 그 대신 고산지대의 건조한 사막과 신기한 동물들, 흡사 빙판과도 같았던 소금사막은 그 전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또 하나의 풍광이었습니다.  

얼굴 선이 굵은 볼리비아 원주민이 운전사로 함께 했는데 식사 때마다 요리사로 변신해 살뜰히 식사를 챙겨주곤 했답니다. 볼리비아 대중가요를 들으며 사막을 달리는 지프차는 심하게 덜컹거립니다. 흔들림에 따라 7명의 몸이 위로 갔다가 아래로 내려올 무렵이면 밖에서 들어온 모래와 먼지들이 기관지를 타고 몸 속으로 ‘두두두두’하고 퍼져갑니다. 이쯤이면 내가 먼지인지, 모래가 나인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두 눈만은 고정을 시켜야 합니다. 창 밖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장면을 하나라도 놓칠까 봐 눈을 깜빡이는 시간조차 아까울 지경입니다. 입은 살짝 벌려줍니다. 연신 ‘우와~’하는 탄성을 질러대야 하니까요.



라구나 베르데



라구나 베르데


첫날엔 호수 세 군데 둘러보았답니다. 라구나 베르데, 라구나 블랑카, 라구나 콜로라. 한국말로 번역해 보자면 각각 초록 호수, 하얀 호수, 붉은 호수인데 이름처럼 초록 호수는 옥 빛이었으고, 하얀 호수는 물이 투명하면서 흰 빛깔, 붉은 호수는 벽돌색이랍니다!



라구나 콜로라다



라구나 콜로라다 위에 우아하게 선 플라밍고

세 호수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단연 붉은 호수인 라구나 콜로라다랍니다. 어떻게 물이 붉을 수 있을까요? 직접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은 모습인데요, 박테리아와 철분 때문에 색이 붉게 보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자연의 신비는 인간의 상상력을 껄껄 비웃고도 남습니다. 플라밍고(홍학)는 하늘을 날다 잠시 호수 위에 살포시 내려앉아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솔 데 마냐나에서 나오는 연기를 향해 걸어가는 옆기지의 뒷모습 

다음으로 찾은
<솔 데 마냐나>는 화산 활동이 있는 근처에서 뜨거운 물이나 수증기를 뿝었다가 멎었다가 하는 간헐천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아직도 땅 저 깊은 곳에서 무엇이 올라오는지 온통 하얗게 연기가 뒤덮여 있었고 가까이 가면 회색 빛 진흙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솔 데 마냐나에서 끓고 있는 진흙 모습


솔 데 마냐나에서 끓고 있는 진흙 모습


솔 데 마냐나에서 끓고 있는 진흙 모습


솔 데 마냐나에서 끓고 있는 진흙 모습



화산을 지나면 온천이 나옵니다. 물이 고인 곳에서 여행객들은 야외 온천을 즐길 수도 있는데 대부분 발만 담그는데 만족했습니다

 

해발고도 4000m, 5000m를 쉴 새 없이 넘나드느라 숨을 제대로 쉬기가 힘들었지만 내 짧은 인생에 한 번도 맛 보지 못한 황홀한 신세계를 눈과 마음에 담느라 정신은 쏙 빠져 어디론가 달아나고 없어져 버렸습니다. 우유니투어 첫날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