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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저런 이야기/세계 여행 이야기

[칠레] 연어는 이렇게 생겼구나! 발디비아 수산시장 풍경

by 영글음 2011. 3. 15.


일찌감치 눈을 떴습니다. 발디비아에서의 첫날입니다. 이곳은 카예카예 강, 크루세스 강이 합쳐져 발디비아 강을 이루며 도시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항상 짙은 안개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1552년 세워졌다는데 19세기 독일 이주민들이 몰려오고 나서야 발전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칠레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지요. 그래서인지 외관이 깔끔한 건물과 함께 한 편으로 식민지 시대의 건물이 남아 있어 오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발디비아는 푸에르토몬트의 아픔을 털어내기에 충분한 곳이었답니다. 한적한 도시 분위기도 좋았고 친절하고 정겨운 사람들 덕에 속상했던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답니다.




숙소 주인은 생김새가 깐깐해 보였지만 우리를 차에 태우고 곳곳을 돌며 유창하지 않은 영어와 스페인어로 안내해 주었어요. 숙소는 주인이 사는 집에 몇 개의 방을 여행객들에게 내주고 있는 형태인데요, 거실 벽에 꾸며 놓은 장식품 덕분에 중남미 문화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답니다. 아시아에서 온 부처 얼굴도 보이네요. ^^







태양이 머리 위로 올라가자 안개가 걷히기 시작합니다. 이쯤 되면 선착장 주변의 수산시장은 활기를 띄기 시작합니다. 시장이 그다지 크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씨푸드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갖가지 종류의 생선과 조개류 이름도 모를 해산물이 가판대에 나란히 누워 ‘나는 누구네 집으로 가는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선착장 한 편에서 홍합, 조개를 배에 싣는 모습, 아마 다른 곳으로 싣고 갈 것 같습니다.






바다가 가까이 있으니 칠레사람들은 해산물을 무척 좋아합니다. 손은 또 얼마나 큰지 몇 킬로씩 저울에 달아 큰 봉지로 한 보따리를 사갑니다. 자원이 풍부하니 소비가 많고 값도 싼 것은 당연합니다.  




오~ 은빛 비늘을 자랑하는 이 생선이 바로 연어랍니다. 한국에서 제가 연어를 만났을 때는 대개 뼈도 다 발리고 주황빛 살만 먹기 좋게 잘라진 채였는데 이렇게 통째로 연어를 보고 나니 이름표만 없었다면 모르고 지나칠 게 분명합니다.  저 연어들이 살 아있을 적엔 한꺼번에 강을 거슬러 오른다고 상상하니 꽤 장관이 될 것 같아요.




이건 또 뭔 지 아시나요? 얼핏 보았을 때는 곶감인줄 알았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홍합 말린 것을 굴비처럼 엮어 놓은 것이었어요. 어떻게 먹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렇게 말린다면 오랫동안 저장해 놓고 필요할 때마다 곶감 빼먹듯 먹을 수 있지 않을까요

 

푸에르토몬트에서 만났던 교민은 한국에서 칠레 골뱅이나 홍어를 수입해 간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칠레 것이 비교적 우리 것과 맛이 비슷하다고 해요. 지금 칠레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는 홍어는 자기가 지구 반 바퀴를 돌아 한국까지 가게 되리라는 사실을 알까요? 홍어가 원기에 좋은 음식이라지요? 특히 남자들에게요.




해산물 시장 맞은편에는 형형색색의 과일과 야채를 파는 가게가 있습니다. 우리네 재래시장 같은 분위기이지요. 실내 대형 마트가 아니라 좋습니다. 빨간 외투를 입은 아이의 입술이 사과만큼 붉었습니다.






시장이 강가에 자리한 까닭에 가게 주인들은 생선을 다듬고 난 찌꺼기를 강가에 버립니다. 그러면 바다에 사는 몸집 큰 바다사자들이 뒤편 강가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생선조각이 떨어지기 무섭게 먹어 치웁니다. 그래도 바다사자인데, 그 위풍당당한 모습을 해가지고 민물까지 헤엄쳐 온 녀석들이 좀 안쓰럽기도 하고, 웃음도 나고 그랬답니다. 이제는 지역 명물이 되었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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