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런저런 이야기/세계 여행 이야기

[칠레] 아옌데가 지키고 선 모네다 대통령궁

by 영글음 2011. 4. 1.



산티아고 시내 헌법광장과 자유광장 사이에 모네다 대통령궁이 있습니다. 모네다(Moneda)는 스페인어로 돈이라는 뜻인데 원래는 칠레의 조페국이었기 때문입니다. 1846년부터 대통령집무실 겸 관저로 사용하다가 지금은 대통령집무실로만 쓰이고 있지요.



대통령집무실치고는 무척 소박한 건물입니다. 높게 솟아 있는 칠레국기가 궁보다 더 화려하게 보일 정도이지요. 궁 앞에는 관광객만큼이나 많은 경찰이 항시 경비를 서고 있습니다. 피곤한 개 한 마리도 그곳에 자리를 깔고 누웠습니다.

 


칠레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데 담이 없이 쉬웠던 것처럼 모네다 궁도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그곳에 갔을 때 마침 학생들 한 무리가 교사와 함께 와 있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교육의 장소가 되기도 하나봅니다. 덕분에 기념촬영도 했습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칠레 사람들은 사진 찍기를 무척 즐겨서 찍어도 되냐는 부탁을 하기도 전에 사진에 맞는 자세 먼저 잡습니다.





모네다 궁의 이름이 유명하게 된 것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쿠데타 때문입니다
. 피노체트가 군사를 이끌고 모네다 궁을 습격하던 때 칠레 전 대통령이었던 아옌데는 관저에서 국민들에게 마지막 연설을 하고 세상을 뜹니다. 자살이었는지 타살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고 하네요.




사상 최초로 선거를 통해 사회주의 정부를 수립한 아옌데의 실험은 슬픈 꿈으로 끝났으나 그는 동상으로 남아 모네다 궁을 등지고 지키고 서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카메라를 든 관광객들이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이 없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