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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저런 이야기/딸 키우기

어지르는 것은 쉬워도, 치우는 것은 힘든 까닭

by 영글음 2011. 3. 18.

키우는 집이 그렇지요,

 

종종 아이가 있는 집에 급작스럽게 놀러 가다 보면 집이 엉망일 때가 있지요. 그럴 하는 말입니다. 다들 공감하시나요? 아이를 키우는 집이 깨끗하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지요. 아이들은 마음껏 어지르면서 놀아야 하니까요.  치워도, 치워도 돌아서면 금세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되는 정상이지요!

 

우리 강아지는 이제 컸다고 무지막지하게 어지르지는 않아요. 블록이면 블록, 인형놀이면 인형놀이, 오리기면 오리기 하나씩 집중하곤 하지요. 그런데 바람이 불었는지 며칠 전엔 거실 가득 상자란 상자에서 자기 보물(?) 죄다 꺼내며 살펴보고 좋아라 하지 뭐에요. 자기도 오랜만에 보는 거라 그런지 오랫동안 뜯어보데요. 




 

저렇게 어질렀을 당시, 저와 남편은 식탁에 앉아 과일을 먹고 있었답니다. 저렇게 엉망으로 장면을 보면서 제가 남편에게 마디 했지요.

 

신기하지, 상자 안에 있는 어지를 1, 2초도 걸리는데 치울 오래 걸릴까? 비디오 거꾸로 돌리는 것처럼 다시 상자에 주워담을 있으면 좋잖아

그게 정말 궁금해?”

뭐 그냥 그랬으면 좋겠다는 거지

 

그랬더니 남편이 저를 한참 보더니 대답합니다.

 

그건 엔트로피 법칙! 때문이야. 물질계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일어나기 때문이지.”

트로피? 으응.. . 그래 , 대충 언젠가 들어본 적이 있었던 같기도 한데;;;;;;;;;” 

한마디로 무질서한 방향으로 흐른다는 거야. 그래서 그걸 질서 있게 자리 잡게 하려면 에너지, 힘이 필요하지. 그래서 우리 딸내미가 어지러진 것 다시 질서 있게 하려면 힘든 거야! 물에 잉크를 방울 넣으면 잉크가 금새 번지잖아. 그런데 다시 잉크만 추출하는 힘든 것도 같은 이치야.”

어허허허허허허~ 잘났어허허허허허

 

누가 젊은 시절 과학소년 아니랄까봐, 아이 장난감 어질러진 보고 엔트로피가 어쩌구 저쩌구 하다니요! 뭐라고요? 과학소년 아니어도 다 아는 거라고요?   사냐 웃었습니다!! 우리 남편 만세!  엔트로피 만세! 트로트 만세! (이건 아닌가 ^^;;;;) 그저 질문에 진심을 다해 농담을 던진 남편이 귀여워 보였답니다.  근데 전 왜 이말이 진짜 같죠? 남편 , 비유가 그렇다~ 말씀이라네요. 후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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