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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저런 이야기/딸 키우기

앗! 우리 집 거실에 공룡이 나타났어요!

by 영글음 2011. 3. 1.

모든 아이들이 그렇겠지만 우리 똥강아지는 만들기를 좋아해요. 남편도 만들기를 좋아라 하는 덕에 제가 저녁상이라도 차릴라 치면 둘이 머리를 맞대고 희한한 (!) 것을 만들어 내기 일쑤이지요.

 

아이가 있다 보니 저도 이것, 저것 만들기는 하는데 경우엔 하나를 만들어도 !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요. 아주 멋지진 않더라도 그럴싸 보이게 만들려고 노력하지요. 근데 남편은 뭐든지, 금나와라 뚝딱이에요. 대충대충, 얼렁뚱땅, 버리려고 쌓아둔 상자며, 물통이며 가져와서는 상표가 그대로 드러나게 만들어 놓고 완성했대요.

 

그런데 똥강아지 그런 무지 좋아하더라고요! 그게 문제이지요. 주부의 눈으로 쓰레기가 아이와 아빠에겐 없는 장난감이니 이건 버리지도 못하고 차곡차곡 쌓아 두어야 한답니다. 슬쩍 버리려다가 딸에게 걸리는 날이면 사과를 해야 해요! 앞으로 아빠의 웃지 못할 장난감들을 연재해볼까 해요.

 

오늘 소개해 드릴 것은 공룡 이랍니다. 이건 아빠의 머릿속에서 나온 아니고요, 방귀대장 뿡뿡이 공룡편 보던 딸내미가 TV 후에 자기가 공룡이 되어야겠다면서 만들기 시작한 것을 아빠가 도운 결과물이에요. 하얗고 길다란 종이에 색종이를 말아 등의 뿔을 만들어 테이프로 덕지덕지 붙이는 것까진 혼자 했는데 그걸 어떻게 자기 등에 붙여야 할지 난감해 무렵 아빠가 등장!

 

역시 버리려고 신발장에 세워 두었던 아마존 택배 박스가 거실로 들어옵니다. 아빠는 무언가를 만들 절대 혼자 하는 법이 없어요. 똥강아지가 참여하게끔 하여 작품을 완성하지요. 그리하여 둘이서 자르고 오리고 붙이고 쿵짝쿵짝하더니 완성된 일명 공룡 이랍니다. 짜잔~ 



박스 무늬가 생생하게 살아 있지요. 같음 박스를 먼저 색종이나 포장지 같은 것으로 한번 싸고 나서 만들었을 거에요. -_-;;;  팔이 들어갈 구멍을 뚫어 조끼처럼 입을 있답니다.


 

입었는데 고정이 안되길래 다시 붙인 찍찍이. 가볍게 스테이플로 2 만에 붙였다지요
 


공룡 옷을 입고 있는 똥강아지를 뒤에서 본  모습이어요.



엎드리면 이렇게 되고요.



우리집 공룡이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에요. 그러다가 문득 궁금해지데요. 아빠가 만든 공룡이 어떤 종류일까 하고요. 공룡도 종류가 많잖아요? 이름은 또 왜 그렇게 길단 말입니까! 엄마들 장단 못 맞추게 말이에요!



다행히 책에 뿔이 달린 공룡이 딱 한 종류가 나오네요. 스테고사우르스래요. 초식공룡이네요.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초식공룡인줄만 알았던 스테고사우르스가 갑자기 사나운 티라노사우르스가 되었답니다. 





아, 매우 무섭습니다. 엄마고 뭐고 다 잡아먹을 기세입니다! 하지만 다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 아기 스테고사우르스, 이번엔 엄마와 함께 자기가 먹을 나뭇잎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색종이가 나오고 핑킹가위 등장했슴다. 내멋데로 네멋데로 오리고 블라인드에 달았답니다.





사진을 찍진 못했는데 아기 공룡이 공룡처럼 쿵쿵 걷다가 블라인드로 가서 나뭇잎을 하나씩 따 먹었다는 것으로 우리집 쥐라기 공원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




하지만 이야기의 결말은 새드 스토리람다. 저 부피 큰 것을 어디다 두면 좋을런지, 아빠와 딸은 버리지도 못하게 하지, 집은 점점 장난감과 물건들로 좁아만 가지, 하여 공룡 옷은 저렇게 현관 앞 옷걸이 아래쪽에 짱 박혀 먼지가 쌓이고 있답니다. 그래도 가끔 찾으니 만족해야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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