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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이야기/내가 읽은책

무얼 먹느냐로 세상을 바꾸다 [음식혁명]

by 영글음 2011. 4. 15.

세상을 바꾸는 방법도 가지가지. 이집트 민중들이 무바라크 대통령을 끌어냈듯 많은 사람의 땀과 노력 때론 붉은 피가 역사를 바꿀 있다. 좀먹듯 조금씩 대중의 생각을 물들이는 우리 언론도 어찌 되었든 세상을 움직이긴 한다. 하지만 반드시 거창한 방법만 있는 아니다. 아주 손쉽게, 내가 오늘 무얼 먹을지 선택하는 것도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이 있다.

 


환경운동가 로빈스는 <음식혁명> 통해 우리가 알고 있던 육식과 채식에 관한 상식, 이면에 숨은 진실을 보여주며 식탁 위의 작은 혁명을 이야기한다. 결론을 말하자면 육식과 해산물의 소비를 줄이고 유기농 채소를 먹는 것이 건강을 위하는 길이요, 동식물의 생명을 구하고 우리의 환경과 지구를 지키는 일이라는 건데 이걸 풀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함과 충격의 연속이다.

 

우리는 성장기 어린이에게 육류 단백질은 필수이며 우유, 계란은 완전 영양식품이라 배웠다. 속된 말로 고기는 없어서 먹지일부러 피하는 음식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특별한 레스토랑에 가서 고기를 썰어야 든든하고, 옆집 아이가 키가 이유는 우유를 많이 먹어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상은 변했다. 아니, 산업이 변했다. 단순히 고기를 많이 먹는 것이 좋은 이유가 포화지방이 많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만이 아니다.

 

우리에게 기꺼이 살점을 내주었던 , 돼지, 닭들은 이상 넓은 농장에서 자유롭게 뜯으며 처지가 아니다. 공장식 사육장에서 마리가 함께 평생 움직여보지도 못할 정도의 좁은 공간에 갇혀 동족의 살이 섞인 사료를 먹으며 각종 성장호르몬, 항생제를 맞고 자라야 한다. 동물이 이상 인간과 더불어 사는 생명체가 아니라 공산품처럼 취급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가축들의 방목지를 만들기 위해 지금도 1초마다 미식 축구장만한 열대 우림이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

 

생명공학의 미명 아래 유전자가 조작되고 괴물 채소가 탄생하고 있는 어떨까? 유전자 조작이란 해충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유전자를 변형시켜 식물 자체적으로 살충제 성분 독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얼마나 될까? 고백하는데 나는 유전자 조작이 토마토 열매에 감자 뿌리 정도의 접붙이 식물을 만들어내는 것쯤으로만 인식하고 있었다.

 

<음식혁명> 다소 충격적인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도 결코 이래라 저래라 하며 강하게 주장을 내세우지 않는다. 대신 내용의 대부분을 부정하는 미국의 낙농, 축산협회와 종자, 제초제 생산기업이 주장하는 입장과 해당기업과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전문가(의학자, 시민단체 ) 의견을 나란히 늘어 놓아 판단을 독자에게 맡긴다. 50페이지가 넘게 실린 방대한 참고문헌만 보더라도 로빈스가 얼마나 객관적인 근거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는지 엿볼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다. 판단은 알아서 하시길.

"암과 육식의 관계는 너무 부풀려져 왔다. 유전 요인은 식단보다 더 중요한 인자다"
- 육식자를 위한 현대적 육류 가이드 -

"육류 산업은 지난 세기에 발생한 모든 전쟁, 모든 자연재해, 모든 자동차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갔다. 소고기를 '진실한 사람을 위한 진실한 음식'이라고 생각한다면, 좋은 병원 근처에서 사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 닐 바너드 박사 (책임 있는 의료행위를 위한 내과의사 협회 회장) -

 

"어딘가에서 어떤 사람에게 질병이 발생했다고 해서 의회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달걀이나 살모넬라와 관련된 문제는 지나치게 부풀려져 왔다."
- 프랭클린 섀리스 (한 대형 달걀 기업의 대변인) -

"해마다 달걀업계는 의뢰를 대상으로 보건 증진 정책을 철회하도록 로비를 벌인다. 달걀은 식인성 질병을 일으키는 식품 리스트 맨 앞부분에 남아 있다."
- 공익을 위한 과학 센터 -


어떤
소설책보다도 깊이 빨려 들어 읽었던 , 한숨과 분노, 걱정과 슬픔이 뒤엉키다 그래도 희망을 보여주는 , 배스킨 로빈스의 유일한 상속자였던 저자가 부를 버리고 환경운동가가 되어 펼치는 이야기가 참으로 놀라운 . <음식혁명> 제인 구달이 <희망의 밥상> 함께 우리 식탁이 나아가야 바를 활짝 보여준 책이었다. 알고도 하지 않는 것과 차라리 모르고 하는 , 어떤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을까를 고민하던 내게 저자는 명확하게 마디 내던진다.

 

개인적이냐, 사회적이냐를 불문하고 자각은 치유의 단계다. (8p)”

 

그렇다. 모르면 아무 것도 시작할 없다. ■

 

 

음식혁명
카테고리 건강 > 건강식사 > 건강음식
지은이 존 로빈스 (시공사,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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