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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파라이소2

색이 말을 거는 도시, 칠레 발파라이소 신은 부자보다 가난한 자를 사랑하여 천국을 이리로 가져다 놓은 걸까요. ‘천국의 골짜기’라는 뜻이 담긴 발파라이소는 산티아고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항구도시입니다. 그러나 이곳에 발을 딛고 서면, 도시 이름 속에 담긴 의미보다 시인 네루다의 표현대로 ‘가난이 폭포수처럼 흐르는 발파라이소’가 더욱 와 닿습니다. 천국인지는 모르겠으나 한눈에 둘러보니 골짜기는 맞는 것 같습니다. 마흔 네 개, 끝없이 이어지는 언덕배기에 위태롭게 매달린 집들과 좁다란 골목마다 하늘을 이리 저리 가로지르는 전깃줄……. 어느 모로 보나 가난한 산동네의 풍경이건만 그게 그리 비루해 보이지만은 않는 건 그 앞에 푸르게 열린 바다와 도시 전체를 감싸고 있는 다채로운 색(色) 덕분이지요. 국제 무역이 늘고 파나마 운하가 건설되기 전, 그.. 2011. 6. 3.
시가 무엇이기에 그토록 사랑했을까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 “내 보잘것없는 시가 민중에게 칼이 되고 손수건이 되고, 빵을 위한 투쟁의 무기가 되기를 열망한다. (본문 중)" 「스무 편의 사랑노래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를 통해 지금도 전 세계 젊은이들의 애간장을 녹이고 있는 시인. 스페인 내전과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칠십 평생 현실을 비판하고 사랑하고 투쟁했던 시인. 그래서 행복했던 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 그가 쓴 자서전 「사랑하고 노래하고 투쟁하다」에는 여자를 사랑하고 민중과 평화, 평등 그 중에서도 시(時)를 가장 사랑했던 그의 일생과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세상을 뜨기 2년 전부터 집필하다가 그가 죽은 뒤 유족이 발간한 책이다. 자서전은 칠레 자연과 자란 유년기부터 시작해 전반적으로 시간의 흐름을 따르고 중반 이후에는 그와 인.. 2010. 8.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