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연수2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우주는 연결되어 있어 하마터면 잊을 뻔 했다. 한번도 멈춤 없이 흐르는 역사의 바다 저 뒤 편엔, 샛강도 있고 개울도 있다는 사실을. 아무리 좁고 더러워도 그것들 역시 퍽이나 소중하다는 것을 말이다. 김연수 소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은 이름만 대면 알법한 굵직한 역사적 사건만이 우리 혹은 옛 조상들이 살아 온 삶의 전부는 아니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개중에는 역사에 동참하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던 이들, 오히려 이용당했던 이들, 의지와 상관 없이 무언가를 했던 이들, 그저 흘러가는 이들, 결국은 외로운 이들이 있다. 주인공은 대학 총학생회 간부로 우연한 기회에 방북대표로 뽑혀 독일 행에 오른다. 그리고 배경으로 등장하는 일제, 강제수용소, 80년 5.18 광주민중항쟁, 87년 6월 항쟁, 베를린장벽 붕괴, 91년 .. 2011. 6. 11.
내 청춘의 단면을 일깨워준 [청춘의 문장들] 한창 구르지예프, 장자, 칼릴 지브란 이런 어려운(?) 사람들을 만나다가 잠시 쉴 겸 해서 집어든 책 [청춘의 문장들]. 그런데 첫 장을 읽자마자 이틀 만에 끝을 보았다. 마감기한을 코 앞에 둔 보도자료를 책상 한 편에 미뤄둔 채, 지어야 할 밥과 볶아야 할 감자를 팽개친 채, 그렇게 나는 김연수를 만났다. “삶을 설명하는 데는 때로 한 문장이면 충분하니까. (p 9)” 책 서문에 위 글귀만 없었어도 할 일을 마칠 수 있었을 텐데, 소설가 김연수는 문장 하나하나에 자신의 청춘을 담으며 마치 자석을 든 듯 독자를 책 속으로 끌어들인다. 제목을 보고 작가가 좋아했던 명문들이 쏟아지나보다……, 라고 생각했지만 이 책은 유년시절의 회상과 인생에 대한 짧은 상념을 엮은 책이다. 내용 중간마다 생각을 깊게 만드는 .. 2010. 8.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