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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이야기/어린이 그림책

하늘높이 쌓아올린 아이스크림의 향연 [아빠는 어디쯤 왔을까?]

by 영글음 2010. 7. 20.











아빠는 어디쯤 왔을까?
글, 그림: 고우리
출판: 문학동네, 2006년
추천 연령: 2세~5세



어릴 적 동생과 나는 아버지가 퇴근 길 간식거리를 사오지 않을까 기대하곤 했다. 1년에 한두 번밖에 없는 일이긴 했지만 그 날이 하필 ‘오늘’이기를 늘 바랐던 것이다. 집에 먹을거리를 쌓아두고 살지도 않았지만 간혹 있다손 치더라도 아버지가 들고 온 것을 기대하는 일에는 기다림의 미학이 숨어 있다. 작가 고우리는 아이들의 그런 간절한 바람을 상상이 넘치는 글과 소담한 일러스트에 담아냈다.




퇴근 길, 아빠가 전화로 아이스크림을 사오겠다고 약속을 하는 순간부터 시시때때로 엄마에게 묻는 주인공. “엄마, 아빠는 어디쯤 왔을까?” 엄마는 여느 주부라면 마땅히 해야 할 저녁 집안일을 하면서 어디, 어디쯤 오셨을 것이라 말한다.




대답을 듣고 아빠가 자신을 위해 색색 가지 아이크림을 하늘만큼 쌓아 올려 들고 올 것이라는 아이다운 상상은 너무나 예쁘다. 묻고 상상하는 사이, 아이 눈꺼풀은 점점 무거워지고 이제 아빠를 기다리는 것인지, 아이스크림을 기다리는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대개 후자가 먼저라는 사실을 부모라면 알고 있겠지만. ^^

집에 거의 다다른 아빠가 아이스크림이 녹을까봐 땀을 흘리며 뛰는 장면은 대한민국의 딸과 아들을 둔 아빠들의 전형적인 모습인 것 같아 웃음이 절로 나면서도 한편으로는 애잔한 마음이 들었다. 5살 우리 똥강아지는 아이스크림이 녹는다며 무척 안타까워했던 부분이다.

과연 그날 저녁 주인공 꼬마는 과연 아빠가 사오는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었을까? [아빠는 어디쯤 왔을까?]는 정겨운 그림체와 글이 예뻐 나와 똥강아지가 아주 좋아하는 그림책이다. 제7회 서울동화일러스트레이션상 수상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