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고서
글: 고대영
그림: 김영진
출판: 길벗어린이, 2006년
추천연령: 4~7세
어린이가 어른도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대모험입니다. 그것도 유치원생 동생을 돌봐가면서 타야한다면 더욱 그렇겠지요? 그림책 [지하철을 타고서]는 초등학교 3, 4학년 쯤 되는 지원이가 남동생 병관이를 데리고 할머니 댁까지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입니다.
병관이는 누나 말을 죽도록 안 듣고, 지원이는 동생 돌보랴, 노선 확인하랴 정신이 하나도 없지요. 그 와중에 펼쳐지는 지하철 안 풍경그림은 우리가 매일 봐온 것이면서도 무척 새롭습니다. 꽤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이지요. 지하로 향하는 깊숙한 계단, 개찰구, 지하철 안 다양한 포즈로 앉거나 선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으면 ‘깔깔깔’은 아니어도 ‘피식’ 웃음이 납니다. 옆 사람의 신문을 흘끗 훔쳐보는 사람도 있거든요.
할머니 댁에 도착, 지원이의 설움이 폭발하여 병관이 엉덩이를 걷어차는 장면은 통쾌 그 자체입니다. 병관에 입에서 ‘풉!’하고 튀어나온 새우튀김만 불쌍하게 되었습니다. ^^
미국 시골마을에서 지하철을 탈 일이 없는 우리 똥강아지에 이 책은 단순히 대중교통으로서의 지하철을 넘어 한국 교통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훌륭한 책이 되었습니다. 그림도 예쁘지만 남동생을 둔 지원이의 애환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더욱 좋았던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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