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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이야기/어린이 그림책

보라매, 수진이가 '매'의 이름이라고? 유아 책이 내게 알려준 것들

by 영글음 2010. 10. 6.


집에 아이가 있다면 아마 어른 책보다 아이 책이 더 많을지 모릅니다. 요즘 엄마들 사이에서는 어릴 때부터 책읽히기가 대세거든요. 책 관련 카폐도 얼마나 많은데요. 책을 무지 좋아하는 똥강아지네 집도 예외는 아니지요. 그래서 미국 단행본뿐 아니라 전집 여러 개를 들고 왔답니다. 수학동화니, 과학동화니, 경제동화니 간혹 주제에 맞추려고 억지스러운 내용을 담은 책도 있지만, 재미있고 유익한 전집들도 많습니다. 똥강아지가 보는 하나는 바로 <자연관찰> 책이에요. 그대로 동물, 식물, 우주 등에 대해 그림과 함께 설명이 되어 있는 유아용 백과사전이라고나 할까요? 한 80권 정도 되나봐요.
 

부록으로 하나씩 읽을 때마다 스티커를 붙이는 나무 그림이 있어요. 어릴 적엔 무시하고 아무거나 꺼내 오더니 요즘은 스티커 붙이는 재미에 순서대로 읽고 있습니다. 책을 읽어주다 보면 저도 모랐던 내용을 알게 되어 깜짝 놀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에요. 어제만 해도 그랬답니다. 육지동물을 끝내고 조류를 읽을 때였어요. 백로, 두루미, 뻐꾸기, 독수리, , 참새, 제비, 기러기  모두 이건만 조금씩 다른 습성에 저마다 특성이 있는 신기해서 책을 읽어주다 말고 오히려 제가 더 열심히 보게 되었답니다. 이미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가지만 소개해 볼게요.



1. 부르는 이름도 많은 '매'

사냥의 귀재 , 다들 알고 계시지요? 그런데 나이와 태어난 곳에 따라 매를 부르는 이름이 많더라고요. 우선 둥지를 떠나 이상 자란 매를 '보라매라고 한데요. 서울 살 때 동네에 보라매공원이 있었는데 이런 뜻인줄 미처 몰랐어요. 또한 일년 이상 자란 매는 초진이, 삼년 이상 자란 매는 재진이, 산에서 스스로 자란 매는 산진이, 집에서 길들여진 매는 수진이, 황해도 해주와 백령도에 사는 매는 장산곶매 라고 한답니다. 대학다닐 장산곶매라는 노래를 종종 들어서 친숙하긴 한데 북쪽에 사는 매를 가리키는 건줄 역시 몰랐네요. 근데 좀 재미있어요. 매는 새 중에서는 가장 빠른 편이고 살아 있는 동물을 사냥해서 잡아 먹고 사는 날카로운 새인데 부르는 이름은 초진이, 산진이, 수진이! 이름만 들으면 곱상한 여자 같지 않나요? 


2. 적이 오면 똥을 싸서 공격하는 '백로'

이런 말이 있죠.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 몸이 하얀 백로가 검은 까마귀 틈에 가면 함께 검어진다는 말이지요. 여기서 보면 은근히 까마귀에 비해 하얀 백로를 순수하고 깨끗한 새로 치고 있어요. 그런데 이게 걸요. 백로는 적이 다가오면 시끄럽게 소리를 내며 나무 밑에 있는 적들에게 똥을 누어서 둥지 가까이 올라오게 한다고 해요. 때로는 토를 해서 공격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백로 둥지가 많은 나무 주변은 냄새가 심하다고 해요. 고상하고 깨끗한 이미지의 백로께서 똥 싸고 토하면서 몸을 보호하신다니! 고건 정말 몰랐네요. 백로가 사는 숲을 걷게 되면 머리를 조심해야겠어요.


3.
남의 둥지에 낳아 편하게 애 키우는 뻐꾸기

뻐꾸기는 탁란을 한답니다. 이것이 무언고 하니 남의 둥지에 자기 알을 낳는 거에요. 둥지 주인이 잠깐 어디로 날아간 사이 원래 있던 알 중 하나를 떨어뜨리고 10 만에 자기 알을 하나 낳고 온데요. 그러면 아무것도 모르고 자기 둥지로 날아온 새는 정성스레 뻐꾸기 알을 품어줍니다. 아기 뻐꾸기가 알에서 깨어나면 먼저 태어난 새는 밀어내고 남아 있는 알들을 둥지 아래로 떨어뜨린답니다. 결국 혼자서만 살아남는 거지요.


<명품 꼬마 자연관찰, 17 뻐꾸기와 올빼미 15p, 한국차일드아카데미>

웃긴 것은 엄마 새가 뻐꾸기를 자기 새끼인줄 알고 열심히 먹이를 물어다 주어 키운다는 사실입니다. 위 사진에서 동그라미 안 보이시지요? 붉은머리오목눈이가 아기 뻐꾸기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이에요. 자기보다 훨씬 큰 새인데도 아기랍시고 먹이를 주는 모습을 보니 답답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저것도 모성애인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동그라미 오른쪽 사진은 많이 자란 뻐꾸기가 둥지에 들어가지 못하고 걸터앉은 모습이에요. 새의 고유한 습성이라고는 하지만 이번에 뻐꾸기 다시 봤습니다. 책임지지도 못할 알을 왜 낳는 것일까요? 그 시간에 뻐꾸기는 뭘 하면서 보낼까요? 혹 나뭇가지에 앉아 뻐꾸기나 날리고 있는 걸까요? ^^

그밖에도 식물 편을 읽고 있자면 각종 채소가 어떤 모양, 어느 색깔의 꽃을 피우는지, 전 세계에 몇 종류나 있는지 등등 예전엔 미처 몰랐던 내용들이 가득하답니다. 이게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아이들 대상으로 나온 자연관찰 책이어요.  ㅎㅎㅎㅎㅎㅎㅎ 아이 낳아 키워보니 어렸을 적에는 그냥 지나쳤던 공부를 다시 하면서 새로운 것 많이 배우게 된답니다. 똥강아지 엄마 똑똑해지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