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 터지는 소리1 비오는 날, 아이가 내뱉은 고소한 비유법 어느 해 6월,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이었습니다. 종로 어디쯤에서 통일원 방향으로 향하는 마을버스를 탔을 때였습니다. 한창 초록 잎이 주변을 물들고 있을 시기에 내렸던 비라서 그랬는지 물줄기는 생명이 담겨 있는 듯 활기를 띠었습니다. 하지만 창문을 꼭 닫아 놓은 버스 안 상황은 좀 다르지요. 서로의 입김마저 불쾌하게 느껴질 정도로 사람이 꽉 찬 것도 불편할 지경인데다가, 습기를 머금은 대기는 후텁지근하여 움직이는 것도 짜증스러워 ‘그대로 멈춰라’를 해야 했습니다. 대강 접은 우산에서 주르륵 미끄러지는 물 때문에 바닥은 질펀했고 옆 사람 우산이 자꾸 허리를 찔러대서 피하느라 곤욕을 치르기도 했던, 그런 날이었습니다. 빗물이 창에 쉴 새 없이 부딪혀 그림을 그려대는 탓에 시선을 둘 곳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 2010. 7.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