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훈1 지금 당신이 선 곳은 광장인가, 밀실인가? [광장] 어디에도 두 발 딛고 설 땅을 찾지 못했을 때 우리는 좌절한다. 새가 아니므로, 날 수는 없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하지 않던가. 어떻게든 타인과 관계 맺기를 통해 어느 사회에라도 뿌리 내리고 보금자리를 마련하여 살아야 한다. 무인도에 표류한 로빈슨 쿠루소가 되지 않는 이상 인간은 그래야 한다. 남자가 있다. 이름은 이명준.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다. 그가 원한 건 그저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한 뼘의 광장과 사랑할 수 있는 한 마리 벗이면 족했다. 그러나 이데올로기의 올가미는 그에게 자유를 빼앗고 선택을 강요한다. 남이냐, 북이냐.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이율배반의 상황. 양립할 수는 없다. 명준은 제3의 길을 택한다. 중립국이다. 허나 광장으로 가고 싶었던 그는 중립국으로 가던 배 안에서 바다.. 2010. 10.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