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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저런 이야기/짧은 생각

겨울바람을 느끼고 올까 해요

by 영글음 2010. 11. 24.


정확히 한 달 만입니다. 10월에 가을 어쩌고 하는 글 하나 올리고 나서 정신 없이 일하느라 제 블로그에 글 하나 못 올리고 이웃 블로그 방문은 꿈도 못 꾸었네요. 끝이 있을 건 알고 있었지만 지난 한 달 동안 모든 것을 뒤로 미룬 채 일만 하려니 좀이 쑤시고 1년 반 전 직장다닐 때는 어떻게 다녔을까 싶었습니다.

원래 감수성이 예민하여 굴러가는 낙엽이 아직도 웃기고 눈부시게 푸른 하늘을 보면 가슴이 터질 것 같고 그래서 가을이 되면 가을 심하게 타는 성격인데 이번 가을은 바빠서 그런 것 다 안하고도 휙 지나갔습니다. 오히려 잘 된 걸까요? 후훗...

산과 들로 둘러쌓인 우리 동네 가을이 무척 예뻤던 걸 기억해요. 비록 올해는 그 아름다움마저 느낄 겨를이 없었지만 올 가을도 틀림없이 환상적이었을 겁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운전을 하는데 바람이 심하게 부는 며칠 전  도로 위에서 원을 그리며 낙엽들이 춤을 추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인도에 모여 있던 갈색, 노란 잎사귀들이 모두 거리로 나와 돌아가는 모습이 꼭 그들만의 축제를 벌이는 것 같았지요. 문득, 저 바람을 나도 맞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어디에 갈 때면 항상 차에서 차로 이동하기 때문에 추위를 제대로 느끼기가 힘들어요. 이곳 기온이 한국보다 낮은데도 더 춥다고 못느끼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일 겁니다.  저는 추운 것을 무지 싫어하지만 겨울은 추워야 제맛이고 그 추위도 몇 번쯤은 직접 몸으로 겪어야 한다는 앞뒤 안 맞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랍니다. 오징어는 싫어하되 오징어덮밥은 좋아하고 순두부를 안 좋아하지만 순두부찌개도 좋아하는 웃기는 짬뽕이지요.

그런즉,

겨울바람을 제대로 느끼고 올까 합니다. 어디서? 한국에서요~ 미국 온지 1년 반만에 한국 잠시 다녀오려고 합니다. 물론 바람 맞으러 가는 게 1순위 목적은 아니고요. 우리 똥강아지를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효도하려는 의도가 있긴 합니다. ^^ 겨우 바쁜 일정 마쳤는데 한국 가야 해서 제 블로그는 다시 개점휴업상태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되면 글 몇 개는 올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 보네요.

제 블로그 찾아와 주시는 분들, 부디 올 한해 정리 잘 하시고, 힘찬 2011년 맞으시길 바랍니다.  



※ 현재 실종 중인 연평도 주민 2분 무사히 돌아오길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