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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속으로 날아간 나비는 어떻게 됐을까 지난 1주일 동안 똥강아지네 집에는 조그만 번데기 한마리가 살았답니다. 얼마전 대학에서 하는 에 참가했다가 기념으로 받아온 거에요. 애벌레가 번데기로 변신하여 투명한 플라스틱 투껑 위에 탁 붙어 있는 것을 조심스레 데리고 왔습니다. 작은 통에 담겨 있어서 나비가 되면 답답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빈 물병으로 옮겨주었지요. 안에 돌을 깔아 쉽게 넘어지지 않게 하고 번데기가 매달린 뚜껑을 조심스레 덮었습니다. 그런데 제 눈에 애벌레가 절반만 번데기가 된 것 같았어요. 시간이 지나면 몸 전체가 변하려나 생각했는데 여전히 저 모양이더라구요. 기다렸습니다. 사실, 잊었습니다. 일주일이 넘었는데 계속 같은 모양이길래 죽었나? 그랬습니다. 며칠 지나도 반응이 없으면 밖에 버리려고 했었어요. 분명, 일요일 오전까지 사.. 2010. 10. 13.
[호모 쿵푸스] 공부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겉장만 보고 ‘공부 잘 하는 사람 이야기인가?’하고 생각했던 . 프롤로그에 앞서 쓴 짧은 글만 읽었는데도 단번에 책에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오랜만에 저자의 개성 넘치는 글 솜씨에 매료되어 시간을 잊었다. 읽기를 마치고 나니 푸른 새벽녘 어둠을 뚫고 떠오르는 여명을 맞이하는 듯하다. 고미숙씨는 자신이 쓴 글을 읽고 나서 단 한사람이라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길 바란다고 했다. 그녀의 바람은 이루어진 듯싶다. 이미 내가 바뀔 준비를 하고 있고 모르긴 해도 많은 이들이 를 읽고 삶을 더 깊게 파고 있을 게다. 책, 시공간을 초월하여 가르침을 주다 이 책, 공부하라는 이야기 맞다. 하지만 학창시절 우리가 늘 들어왔던 엄마의 잔소리 같은 충고가 아니다. 공부란 게 흔히 우리가 떠올리는 입시, 토익, 토플 같이 .. 2010. 10. 13.
내 손으로 딴 사과, 넝굴째 굴러가는 호박 바야흐로 만물이 익어가는 계절, 가을입니다. 여름 내내 우주의 양기를 받아 튼실히 자란 생명을 거둬들이는 때이기도 하지요. 지난주 토요일 똥강아지와 똥강아지 엄마가 가을을 만끽하고 왔답니다. 집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농장에 가서 사과도 따고 호박도 따고 왔거든요. 매해 가을마다 시골마을에서 하는 작은 이벤트인데 작년엔 정신이 없어서 못 가고 올해 처음 가봤답니다. 한국은 요즘 채소 값이 무자비하게 올랐다지요? 상상을 초월하는 배추값 이야기에 가슴이 탁 막혔는데 미국에서 예쁘게 익어가는 과일, 채소를 보니 마음은 더 심란해집니다. 농민, 서민들이 살기 힘든 세상이에요. 각설하고, 농장 이름은 이에요. 이곳을 운영하는 농부는 135년 전부터 농장을 해왔다고 해요. 약 1000그루의 사과나무가 있는 큰 곳이.. 2010. 10. 12.
지금 당신이 선 곳은 광장인가, 밀실인가? [광장] 어디에도 두 발 딛고 설 땅을 찾지 못했을 때 우리는 좌절한다. 새가 아니므로, 날 수는 없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하지 않던가. 어떻게든 타인과 관계 맺기를 통해 어느 사회에라도 뿌리 내리고 보금자리를 마련하여 살아야 한다. 무인도에 표류한 로빈슨 쿠루소가 되지 않는 이상 인간은 그래야 한다. 남자가 있다. 이름은 이명준.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다. 그가 원한 건 그저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한 뼘의 광장과 사랑할 수 있는 한 마리 벗이면 족했다. 그러나 이데올로기의 올가미는 그에게 자유를 빼앗고 선택을 강요한다. 남이냐, 북이냐.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이율배반의 상황. 양립할 수는 없다. 명준은 제3의 길을 택한다. 중립국이다. 허나 광장으로 가고 싶었던 그는 중립국으로 가던 배 안에서 바다.. 2010. 10. 8.
보라매, 수진이가 '매'의 이름이라고? 유아 책이 내게 알려준 것들 집에 아이가 있다면 아마 어른 책보다 아이 책이 더 많을지 모릅니다. 요즘 엄마들 사이에서는 어릴 때부터 책읽히기가 대세거든요. 책 관련 카폐도 얼마나 많은데요. 책을 무지 좋아하는 똥강아지네 집도 예외는 아니지요. 그래서 미국 올 때 단행본뿐 아니라 전집 여러 개를 들고 왔답니다. 수학동화니, 과학동화니, 경제동화니 간혹 주제에 맞추려고 억지스러운 내용을 담은 책도 있지만, 재미있고 유익한 전집들도 많습니다. 똥강아지가 잘 보는 책 중 하나는 바로 책이에요. 말 그대로 동물, 식물, 우주 등에 대해 그림과 함께 설명이 잘 되어 있는 유아용 백과사전이라고나 할까요? 한 80권 정도 되나봐요. 부록으로 하나씩 읽을 때마다 스티커를 붙이는 나무 그림이 있어요. 어릴 적엔 무시하고 아무거나 꺼내 오더니 요즘은.. 2010. 10. 6.
[불안] 현대인은 왜 불안을 느끼는 걸까 “부는 욕망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것이다. 우리가 얻을 수 없는 뭔가를 가지려 할 때마다 우리는 가진 재산에 관계없이 가난해진다.” (불안 p 80~81) 장 자크 루소가 에서 말한 내용을 알랭 드 보통이 저서 에서 인용한 구절이다. 이는 부에 대한 이야기지만 행복도 마찬가지일 터. 도달하고자 하는 기준이 높을수록 우리는 불행하며 때론 불안하다. 가진 자가 이미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갖으려는 마음, 최고의 위치에 있는 스타가 언제까지나 그 자리를 유지하고픈 욕망, 그 이면에는 그렇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는 불안이 숨 쉬고 있다. 저자는 그래서 ‘불안은 욕망의 하녀’라 했다. 인간에게 욕망은 당연한 심리다. 특히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남들보다 더 부유해지고 싶고, 더 유명해지.. 2010. 10. 5.
[인간 없는 세상] 인간과 자연의 화해를 꿈꾸며 한 편의 판타지 소설을 읽은 기분이다. 공상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영화를 본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법도 하다. 이 세상에서 어느 날 갑자기 단 한 명의 인간도 남지 않고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물론, 영화가 되려면 한 명 혹은 두 명은 남겨둬야 할 일이다. 하지만 이런 기막힌 가상 시나리오가 작가나 감독이 아닌 저널리스트의 머릿속에서 나왔다는 것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인간 없는 세상]이란 책을 마냥 재미로만 읽을 수 없는 이유이다. 논픽션, 즉 현실 가능한 일이니까 말이다. 인간이 사라진 뒤에 남을 생명체와 자연의 놀라운 복원력을 상상하기 위해 독자는 지구가 탄생할 당시까지 거슬러가거나 백년, 천년, 만년, 몇 억년 후의 미래를 누벼야 한다. 그러나 이 책은 결코 지난날이나 앞날에 .. 2010. 10. 1.
미국 자동차에는 핸들이 없다? 이게 무슨 소린가 싶으시지요? 근데 진짜에요. -_- 저도 이 사실을 지난주에 알았어요. 그 뿐이 아니에요. 한국 자동차엔 있는데 미국 자동차에는 없는 것들이 부지기 수랍니다. 오늘은 이 뚱단지 같은 이야기를 풀어볼까 해요. 때는 바야흐로 지난주 목요일. 캘리를 만나는 날이에요. 캘리는 우리동네 대학교 학생이지요. Speech Pathology를 전공하고 있어요. 캘리가 왜 저를 만나느냐! 바로 저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기 위해서에요. 제 튜터랍니다. 예쁘고 표정도 다채롭고 곱슬곱슬한 금발머리를 하고 있어요. 이곳 유학생 와이프들은 대개 3가지 방법으로 영어 공부를 한답니다. 주립대에서 정식으로 진행하는 IECP(Internsive English Communication Program)나 교회, 특정 단체.. 2010. 9. 30.
[달려라 아비] 상상 너머엔 긍정의 고개가 김애란 소설집 [달려라 아비]는 팝콘을 닮았다. 뜨거운 열을 가하면 어느 순간 ‘팝, 팝’하고 터지는 팝콘! 고소하고 짭조름하며 부드럽게 녹다가도 씹는 맛이 있어서 눈앞에 있으면 미처 터지지 못한 옥수수 알갱이가 바닥에 보일 때까지 끝장을 내야 직성이 풀리는 팝콘 말이다. 젊은 감각이 물씬 묻어나는 작가의 필력과 상상력은 강냉이가 아닌 팝콘이 된 이유이다. 단편 9편으로 이루어진 김애란의 소설집을 읽으며 참 여러 번 놀랐다. 도무지 따라하려고 해도 그럴 수 없는 개성 넘치는 문체가 그렇고, 80년생이라는 작가의 나이가 또 그렇다. 이 책이 5년 전 나온 것이니 당시 그녀는 스물다섯이었을 테다. 아버지 없이 자란 성장기, 불안정한 20대의 처지, 현대인의 소외 등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자기연민과 슬.. 2010. 9. 30.
날카로운 사색은 벽을 넘는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사방이 꽉 막힌 벽, 한 발짝도 마음 놓고 넘지 못하는 좁은 공간에서 언제 끝날지 기약도 없이 갇혀 있어야 한다면, 나는 과연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 이유를 막론하고 신체의 자유를 빼앗기면 자연스레 정신이 한정되고 사고가 갇히게 마련이다. 인간으로의 이성보다 동물적 감각에 기대는 일도 많아질 것 같다. 그러나 한 남자에게 벽은 사색의 공간이 되었다. 몸은 갇혔지만 벽으로 둘러싸인 감옥은 생각이 커가는 것까지 잡지 못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의 사색은 단단한 벽과 시대를 넘어 오늘까지 많은 이들의 가슴을 깊게, 아주 깊게 파고든다. 현재 성공회대 석좌교수로 있는 신영복 교수의 이야기이다. 그는 1968년 통혁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무기수가 되었다. 말이 무기수이지, 빛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끝없이 마주.. 2010. 9. 28.
[티스토리 초대장 배포] 주부들 대상으로 배포합니다 저에게도 초대장이 있다는 사실을 늦게서야 알았답니다. ㅎㅎ 어떤 분들에게 드릴까 하다가 가정주부,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분들께 나눠드릴까 합니다. 물론 직장맘들도 환영입니다. 살다 보면 소소한 재미거리들 많이 있지요. 육아나 요리, 남편 흉보기(?) 등등 편하게 사는 이야기 풀어가실 분에게 배포합니다. 비밀 댓글로 블로그 운영 계획이랑 이메일 보내주셔요~! 초대장 다 없어질 때까지 계속 합니다. 이왕지사 빨리 만드실 분이면 좋겠네요~! 여자로, 아내로, 엄마로 살면서 느끼는 보람, 재미, 속앓이, 꿈 이야기 함께 나누자구요! 2010. 9. 28.
미국 아이들에게 통했다! 민속놀이 강강술래 ♬ 추석 연휴가 막을 내렸네요. 그래도 다시 주말이 기다리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 이래저래 미국은 상관 없지만서두요! 어제 그러니까 미국 날짜로 추석 당일날 저는 앞서 예보(20100921-미국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추석 알리기 대작전)를 해드린 데로 딸내미 어린이집에서 추석을 알리는 발런티어를 하고 돌아왔답니다. 추석 전날 막상 준비를 하다 보니 이것 저것 할 것이 많아서 밤늦게까지 책상 불을 밝히며 의지를 불태웠지요. 지글지글~ 구글에서 추석, 한복, 강강술래 등을 영어로 찾아 출력하여 열공하고 한복 라인이 그려져 있는 그림을 찾아내서 색칠공부도 출력하고, 보름달 아래 한복 입은 꼬마들 그림을 찾아 칼라출력한 뒤 스티커도 만들었답니다. 나름 설레고, 긴정되는 하루였답니다. 우리 똥강아지는 아침부터 신이.. 2010. 9.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