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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저런 이야기/짧은 생각

올해 우리집 입춘첩, 부지런히 책 읽자

by 영글음 2011. 2. 4.

오늘이 입춘이라지요. 미국 시간으로 따지면 아직 시간 전입니다. 오늘 저녁 가족끼리 둘러 앉아 오붓하게 아이스크림을 먹는데 남편이 입춘첩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입춘첩? 입춘은 알겠는데 입춘첩은 처음 들었다고 하니 우리 남편 혀를 끌끌 찹니다. 입춘첩은  입춘날에 대문이나 들보, 기둥 등에 붙이는 글귀라고 하네요. 무식하면 배우면 됩니다. ^^

 

남편이 인터넷에서 입춘첩을 찾다가 좋은 있어서 공책에 놓았다고 보여줍니다. 저는 입춘대길, 건양다경 있는 알았더니 종류도 많고 얼마든지 만들 있다고 하네요.  

 

오호~ 보자마자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한글은 차암 남자답게(?) 써서 걱정인데 한문은 제법 썼더라고요. 솔직히 저는 한문 저렇게 씁니다. 감탄을 연발하자 남편 , 자기가 원래 제대로만 하면 한글도 쓴다는 , 이것도 매직으로 써서 엉망이라는 변명인지 자랑인지 모를 말을 늘어 놓습니다. 그런데 덧붙이는 뜻이 정말 좋습니다. 가지 내용인데 하나씩 보면 이렇습니다.

 



● 근능보출
: 부지런함은 능히 모자라는 것을 보충한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저의 모자란 능력을 한탄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내미는 문구에 무릎을 치며 결국 노력만한 것은 없는 것이구나 했답니다. 남편도 요즘 공부하랴, 영어까지 하랴 몸이 개라도 모자란 판국인데 글귀를 보며 마음을 다시 다잡았나 봐요. 얼마 읽은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박웅현, 강창래, 알마]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2,000번이나 실패한 끝에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에게 천재적인 아이디어로 전구를 발명했다고 한다면 그건 칭찬이 아니라 욕이다. (148p)”

 

에디슨 같은 사람도 천재라서 전기를 발명한 아니라 번을 실패해도 끈질기게 다시 시도하는 노력 때문에 그런 결과를 얻었다는 것이지요. 근능보출이라는 글자를 보니 저는 제가 원하는 길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나 하는 반성과 함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성실하게 노력해보자는 결심을 했답니다.
 



● 독서파만권
낙필초군영: 권을 독파하고 글을 쓰면 영웅을 뛰어넘는다.

글은 다정하면서도 따갑습니다. 훌륭한 사람 되어 보겠다고 책을 읽고 있는 저에게 역시 책이 답이었군 하는 끄덕임과 함께 언제 권을 읽나 하는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학생인 남편은 글을 자기 방식으로 해석하데요. 논문 권을 읽으면 훌륭한 논문을 있다로 말입니다. 좋습니다. 죽을 때까지 권을 읽을 지도 모르지만 근능보출의 자세로 노력하면 권이 아니더라도 언젠간 영웅을 뛰어넘을 글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음하하하하!

 

저희 부부는 한해 글귀의 가르침을 소중히 받들기로 했습니다. 남편이 매직으로 옮겨놓은 글귀를 오려서 벽에 붙여 놓고 말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