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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이야기/내가 읽은책

언론은 공정할까? [9시의 거짓말]

by 영글음 2012. 1. 6.

여러분은 언론을 믿습니까? 9시 뉴스에 나와 떠드는 기자의 말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나요? 국제 언론 감시단체인 <프리덤하우스>가 조사한 언론 자유평가에 따르면 2011년 한국은 세계 순위 70위로 자유국에서 부분적 자유국으로 강등되었다고 합니다. 이유인즉, 정부가 언론의 뉴스와 정보 콘텐트를 검열하는 등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랍니다.

 

진실을 알리고 객관적인 보도를 해야 할 언론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나는 꼼수다와 같은 대안방송이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다수의 대중은 뉴스에 비춰진 기자, 전문가의 이야기를 여과 없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저만 해도 언론에서 떠드는 뉴스가 진실만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포털 사이트 초기화면에 뜨는 기사들을 무심코 읽고 믿는 경우가 많습니다.



 

[9시의 거짓말, 시사인북, 2010. 8]은 최경영 KBS 전직 기자가 쓴 책입니다. 최 기자는 이달의 기자상 6회나 수상했지만 언론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탐사 보도팀에서 스포츠 중계팀으로 보복인사를 당했다고 해요. 지금은 미국 미주리 대학원에서 언론학을 공부하고 있답니다.

 

이 책은 우리 언론이 얼마나 기묘하게 대중의 눈을 가리고 있는지, 또한 그럴 수밖에 없는 뉴스 생산 방식과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 대표적 자본가인 워렌 버핏의 상식과 비교, 대조하며 한국 언론의 본질을 들추어낸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그런 덕에 증권가, 경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해 언론과 주가의 관계를 이해하는데도 유용합니다. 13장 중 10장까지 홀수 장은 한국 언론의 몰상식을, 짝수 장은 워렌 버핏의 상식을 다루고 있는데 다소 산만한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언론은 주가가 2퍼센트만 떨어지거나 올라도 폭락, 급등이니 하며 호들갑을 떱니다. 대량 해고가 본질이면서도 기업이 만든 구조 조정이라는 말을 쓰며 기업의 행태를 옹호합니다. 입맛에 맞지 않는 정권에는 세금 폭탄’, ‘서민 경제 파탄같은 용어로 민심을 불안하게 합니다. ‘국익’, ‘화합’, ‘안정같은 말을 하며 국민의 이익과 거리가 먼 사안을 찬성하기도 합니다.

 

또한 추정과 편견을 사실로 만들고 당장 돈 되는 보도, 극단적인 보도를 우선으로 합니다. 정부나 기득권이 던져주는 사고의 틀 속에 갇혀 그들을 옹호하며 왜곡된 언어로 대중의 의식을 자기들이 원하는 데로 주무르고 있지요.  

 

공공성, 공정성을 지녀야 할 언론조차 자본과 신자유주의의 토대 위에 움직이는 슬픈 현실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뉴스를 대할 때마다 두 눈 똑바로 뜨고 그것의 진실은 무엇인지 잘 살피고 때때로 의심해보는 것, 한마디로 우리가 먼저 깨어야 하겠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한국의 대형 언론사들 역시 소비자인 대중의 저항 없이 그들의 이익과 권리를 결코 스스로 양보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애당초 우리 것이었는데도 돌려주지 않는다면, 가서 되찾아오는 수밖에 없습니다. 자유는 본디 쟁취하는 것입니다.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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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약 1년 전 이웃블로거인 소담님에게 선물받은 책이랍니다. 얼른 읽고 리뷰를 남긴다는 게 지금에서야 읽게 되었네요. 소담님도 책 관련 블로그 <책장을 넘기는 오후> 를 운영 중이에요. 글을 쉽고 잘 읽히게끔 쓰고 있답니다. ^^